백악관은 외부와 단절된 세계고, 그 안에 갇혀 지내는 대통령은 어떤 의미에서는 수인과 같은 존재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연방 교도시스템의 걸작"이라고 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인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고립을 깨기 위해 역대 대통령들은 백악관 바깥쪽의 친지들과 개인 차원의 교류를 갖곤 했다. 리처드 닉슨은 후일 백만장자 은행가로 변신한 개스 스테이션 소유주 찰스 "베이브" 레보조에게 즐겨 속내를 털어놓았고, 로널드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친구들과 다양하게 접촉했으며 존 F. 케네디는 하급 공무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상대를 놀래키곤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외부의 친구들을 갖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즉시 연결이 될 수 있도록 부시는 이들의 번호를 스피드다이얼에 입력시켜 놓았다. 이 가운데서 부시가 가장 자주 전화접촉을 갖는 상대는 예일대 동기동창인 뉴욕의 사업가 롤랜드 베츠다. 부시 대통령과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구단주로 활동했던 베츠는 매주 한두 번씩 세계의 최고 권력자와 전화통화를 갖는다. 둘 사이의 대화는 철저히 사적인 내용으로 정치 얘기는 묵시적으로 피해간다. 대부분의 경우 부시가 먼저 전화를 걸지만 베츠가 전화를 할 때에는 2시간 이내에 반드시 리턴 콜이 온다.
베츠는 민주당원이나 지난 대선에서는 부시를 위해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LA의 벤처투자가인 브래드 프리만도 가끔 부시가 찾는 상대. 프리만은 부시 대통령의 하버드 경영대학 동창인 론 스포그리의 소개로 만나 22년 전부터 가까이 지내왔다. 프리만은 스포그리와 공동으로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만과 대통령의 대화 역시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부시가 백악관으로 이주하면서 넘겨준 고양이 어니를 맡아 키우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한 달에 한두 번씩 전화를 하는 또다른 상대는 휴스턴의 커비연 캘드웰 윈저빌리지 연합감리교회 원로목사다. 주지사 시절 캘드웰 목사를 만나 친분을 쌓은 부시는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통령 취임식에 그에게 축도를 부탁했다. 부시는 가끔 전국적인 쟁점에 관해 원로목사와 의견을 교환한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가장 자주 전화를 하는 상대는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다. 둘은 매주 수 차례 전화통화를 하지만, 아들이 아버지에게 국정 운영에 관한 훈수를 요청하는 일은 거의 없고 아버지 역시 자진해서 아들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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