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재산증식의 꿈이 사라지고 은퇴해도 되겠다는 정도의 주식 포트폴리오가 졸아들어 몇 년 더 일해야 하는 사정이 생기는 등 우리 사회 거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 주식시장 침체가 그렇다고 전부 부정적인 영향만 가져 온 것은 아니다.
필자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을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우리는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산업계가 지금까지 거쳐온 과정을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80년대는 미국 산업계에는 괴로운 시절이었다. 생산성은 일본과 독일에 떨어지고 겉만 번듯하게 부풀려진 레이건 경제는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방위예산 증가덕분에 커졌다가 부동산 열기에 말려 혼돈스런 과정을 겪다가 M&A덕분에 없어지고 하는 어지러운 시절이었다.
80년대 말부터 생산성 증가와 품질개선이 살 길이라는 방향을 잡은 회사들이 뼈깎는 고통 끝에 서비스와 품질개선을 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늘려 90년대 와서는 코스트절감까지 성공적으로 달성한 결과 미국 산업계는 탄탄한 바탕 위에 순이익이 장기간 증가되는 건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주식시세란 결국 미래의 이윤을 현가로 환산한 값인 만큼 회사들의 주식가격은 이윤증대의 결과로 90년대에 들어와서는 긴 상승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80년대부터 한가지 기본적인 문제는 있었다. 미국 자본주의 경제는 지본시장의 힘이 커서 회사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힘들게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 이윤을 창조하는 것보다는 기업레이더들이 열명 변호사를 써서 M&A만 잘 하면 몇 달안에 회사가 십년 걸려 모은 이윤보다 많은 돈을 벌게 돼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자본시장이 자원의 효과적 배분을 가능케 해서 낡은 산업은 없어지게 하고 새로운 산업을 생성촉진하는 기능은 우리가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1998년부터 2년동안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본 것은 한마디로 미친 현상이었다. 사회전체가 미치게 됐던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로 치밀한 프로세스를 거쳐 가치창출을 하는 기업활동보다 젊은이들이 하루에 스무번씩 주식가격 체크하는 것을 직업으로 해서 평생 컴퓨터 앞에서 주가만 쳐다보는 것이 큰돈을 버는 데 드는 노력의 전부라면 그 사회는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주식시장 침체는 우리 모두를 제 정신나게 만든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각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고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가치창출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된 것은 마음아픈 여러분들이 많은 가운데 한가지 축복이라고 보는 것이다.
닷컴들은 처음부터 건전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우리 모두가 한때 열병에 잠시 걸렸다가 제대로 본정신이 돌아온 것으로, 세상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으로 보자.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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