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과 함께 브라운관과 이별-’사탕봉지’ 돌리며 얼굴알리기 눈길
결혼과 함께 브라운관을 떠났던 연기자가 13년 만에 다시 TV로 돌아왔다. 그것도불혹의 나이가 되어 새내기 연기자들조차 꺼린다는 ‘사탕봉지’ 나눠 주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82년 KBS 공채 10기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딘 김희윤씨(40).초등학교 5년, 3년 두 사내아이의 엄마인 그는 컴백을 결심한 지난 3월부터 사탕봉지를 손수 만들어 KBS 별관 드라마국 PD사무실을 찾았다.
보험 아줌마들의 껌 봉지 마냥 겉에다 사진, 이름, 연락처를 적어 일일이 PD들에게 돌리고 있다. ‘자기 좀 써달라’ 는 뜻이지만 요즘은 새내기 연기자들조차 ‘창피하다’고 기피하는 수법이어서더 한층 애틋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양미경, 최재성씨와 동기인 김씨는 ‘등에 식은 땀이 흐를 정도로 창피하고 쑥스러워 한 때는 술 마시고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사탕봉지의 위력은 서서히 빛을 발했다. 3주째 되는 날 단역이지만 드디어 출연교섭 전화가 온 것. 곧 이어 심심찮게 일거리가 늘어났고 바로 얼마 전에는 인기 드라마 ‘우리가 남인가요’에서 윤주(배종옥 분)를 상담하는 여의사역으로 나오기까지 했다.
김씨는 “다시 돌아오면서 아줌마 1, 2나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고 새삼 연기자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김씨의 컴백은 연기에 대한 남다른 집착 때문이다. 89년 ‘연예계를 떠난다’ 는 결혼조건 때문에 활동을 접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단 한 순간도 결코 연기를 잊어본 적이없다.
비록 5년 동안의 활동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금남의 집’으로 시작해 ‘즐거운 집’ ‘뜨거운 강’ ‘순심이’ 등 각종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기에 아쉬움이 더 짙었다.
게다가 이유없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마치 칼에 찔리는 듯 온 몸이 쑤시는 아픔을 겪자 그토록 완고하던 남편도 ‘연기를 못해 얻은병이 아니냐’ 며 결국 허락했다.
“날마다 꿈을 꿨어요. 방송사에 나가 일하는 꿈을요. 그런데도 남편은 막무가내로 안 된다는 말 한 마디뿐이었어요. 보통 사람같으면 이혼해도 벌써 했을 거예요”
남편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김씨는더욱 더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어 요즘도 전화가 올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며 여의도로 달려가는 상상에 빠진다. 그 동안 참았던 끼를 맘껏 발산하기위해서.
이 건기자 kl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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