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계에서 유정현(33)만큼‘팔방미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사람이 또 있을까. 말 그대로 종횡무진한 활약이다.
SBS TV <생방송 한밤의 TV 연예>의 메인MC와 <두 남자쇼>의 못 말리는 MC로, 매일 오후 2~4시 SBS FM <유정현의 두시 탈출>을 진행하는 DJ로, 이어 일요일 밤 방송되는 SBS TV 시트콤 <여고시절>에서 연기자까지.
매일 팔색조로 변신하는 유정현을 만나본다.
▲연기자는 아니다.그는 “나는 연기자는 아니다”고 분명히 말했다. “연기자도 좋은 직업이기에 연기에 자신 있었으면 연기자로 돌아섰을 것”이란 우회적인 표현으로 ‘연기는 외도’라는 것을 밝혔다.
그럼에도 <여고시절>에서 장발의 DJ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웃음을 던져주는 극의 감초다.
“이상훈 PD가 평소의 내 모습을 아니까 내 속에 있는 부분을 끌어내 주고 있어요. 큰 연기력을 요구하는 건 아니니까요.” 연기자로서의 유정현은 처음이 아니다. 96년 방송된 주말극 <부자유친>에서 이미 연기자로서 외도를 한 적이 있다.
<여고시절>에서 그는 평소 좋아하던 정보석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어느날 한 수영장에 놀러 갔는데 정보석 선배가 가족과 함께 왔더군요. 가정적인 남편으로 보였어요. 촬영장에서는 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친형처럼 대해줍니다.”
정보석도 처음 시트콤에 도전해 합격점을 받아냈고, 이유진 김정난 이주희 등 개성강한 연기자들의 열연에 힘입어 <여고시절>은 그동안 <태조 왕건>에 고정됐던 시청자들을 강하게 유혹하고 있다.
▲MC와 DJ
<두 남자쇼>에서 그의 변신은 파격적이다. 물론 엔터테이너 기질이있는 아나운서였지만, <두 남자쇼>(화 밤 11시 5분)는 ‘뺀질거리는’ 신동엽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춘 ‘느끼한’ 그의 진행 솜씨로 인해 평일 밤 예능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노래 부르라고 한다고 진짜 노래를 부르고, 권하지도 않았는데 천연덕스럽게 일어나서 막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신동엽까지 소파에서 굴러 떨어졌다.
왜 이제서야 이런 멍석을 깔아줬나 싶을 정도로 그는 적절히 자신을 망가뜨려가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쩜 그리 달라보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자신을 바꿔가는 것은 당연하다. 인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의 어느 면을 죽이고 살리느냐가 열쇠”라고 답한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유정현의 두시 탈출>은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하는 시간대다. 급기야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하는 유정현은 하지만 “이제 떠나야 할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매일 두시간을 지키는 게 너무나 바쁜 유정현에게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동엽씨가 그러더군요. 만약 꼴찌를 하고 그만두면 욕을 할거고, 2위를 하고 그만 두면 좀 더 잘 할 수 있겠느냐고 설득할 거라고. 따라서 1위를 하고 그만두면 모양새가 좋지 않느냐고. 가을 개편 때 그만 둘 작정인데….” 말끝을 흐리는 그를 보니 SBS측의 설득이 꽤 집요한것 같다.
지난해 결혼한 후 생활이 많이 안정됐다는 그는 짬짬이 여행을 많이 다녔다. 부산 제주도 춘천 태국 등을 다녀왔다. 그렇지만 정작 휴가는 서로의 일정상 따로따로 갔다고 한다.
유정현은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왔다”고 말하지만 뭐든지 운으로만 되는 건 없다. 그가 이만큼 온 것은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임에 틀림없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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