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들으면 마음이 아파오는 이름이 있습니다. 전화 목소리에는 바로 곁에 계신것 같지만 그 모습을 볼수 없고 손 한번 잡아 드릴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퍼집니다.
나의 할머니는 눈이 안보이십니다.
혼자서는 바깥 출입도 어려우신 분인데 항상 할머니의 눈이 되어서 모시고 다닌 언니와 제가 미국에 온 후 그 빈 자리의 허전함이 아마도 그분께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걸음마를 아장아장 걸어다닐 무렵, 세상에 온통 신기한 것들 뿐이라는 저를 보시며 할머니의 눈은 점점 어두워져갔습니다.
할머니와 장을 보러 가면서, 목욕탕에 모시고 가면서 할머니의 눈이 어둡다고 말해야 하는 그 사실이 전 너무 싫었습니다. 그 분이 저에게 보여주신 조건없는 사랑을 이제야 느끼는게, 좀더 잘 모시지 못한게 마냥 아쉽습니다.
지금도 전화 통화에 온통 제 걱정이신 할머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할머니께서는 제게 다른 이를 사랑할수 있는 방법과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는 끈기와 인내를 보여주셨기에 앞으로 닥칠 어려움과 시련을 지혜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안 살림은 오랜 생활로 익숙해진 감각으로 식사준비와 심지어 바느질까지 하시지만 바깥 외출시 항상 조심하셔야 하는 분인데 이제 많이 쇠약해지셔서 다가오는 겨울에 감기라도 걸리시면 어쩌나 걱정이 듭니다.
"할머니, 40개월전 제가 아닌 공항직원의 도움으로 쓸쓸하게 한국으로 돌아가셨던 뒷 모습에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할머니, 언젠가는 제가 할머니의 손과 눈이 되어 다시 할머니를 모실 거예요. 그땐 부끄럽다는 귀찮다는 생각은 없이 할머니의 사랑만을 느끼며 모실거예요. 할머니 크신 사랑의 보답으로 미국생활 할머니 보시기에 자랑스런 모습으로 돌아갈 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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