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연’ 월드시리즈의 문이 한국인에게 처음으로 열렸다. 코리안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행운아는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한국인으로만 처음이 아니라 동양인으로도 최초다. 스포츠 역사에 남을 업적이다.
팀 경기인 야구에서 월드시리즈에 나가는 것은 선수로서 실력이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팀 전체가 기여하고 합심해야 하며 절대적으로 운도 따라줘야 한다. 물론 팀에 큰 기여를 못하는 선수가 뛰어난 팀에 몸담은 덕에 힘들이지 않고 월드시리즈에 나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김병현은 이렇게 뒷문으로 무임승차한 케이스가 아니다.
팀의 ‘클로저’로 위풍도 당당하게 월드시리즈에 입성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과 5차전에서 각 2이닝씩 총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특급피칭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D백스를 월드시리즈로 끌어올렸다. 5차전에서 승리를 결정지은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후 캐처 데이미언 밀러를 끌어안고 환호하는 김병현의 모습은 22일 미 전역 대부분 신문 스포츠 페이지 전면에 실렸다. 그는 메이저리그 입성 단 3년 만에 진정한 전국구 스타로 떠오를 기회를 잡은 것이다.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거라면 누구나 꿈꾸는 궁극의 목표. 최근 월드시리즈를 자기집 안방 드나들 듯 하는 뉴욕 양키스라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웬만한 팀과 선수는 일생에 한번 나가기도 쉽지 않다. 김병현의 선배 박찬호(LA 다저스)도 메이저리그서 6년이 지나도록 월드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 마운드도 밟아보지 못했으나 이는 불운 축에 끼지도 못한다.
올해 73개의 홈런을 쳐 싱글시즌 홈런신기록을 수립한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퍼스타중 한명이지만 장장 16년에 걸친 눈부신 메이저리그 커리어 기간동안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보지 못했다.
전설적 삼진왕인 놀란 라이언도 무려 27년에 걸친 위대한 메이저리그 커리어중 월드시리즈에 나가본 것은 딱 한번뿐. 신출내기 시절인 1969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의 멤버로 월드시리즈에 나가 시리즈 4차전에 세이브를 따낸 것이 유일한 월드시리즈 경험이다. 라이언은 이후 1993년 46살의 나이로 은퇴할 때까지 24년간 월드시리즈를 밟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무대에 설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일생일대의 기회 월드시리즈.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 역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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