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듯 만들어지는 영화가 있다. ‘취화선’과 ‘생활의발견’이다.
두 작품은 특히 칸 영화제에 한 서린 듯한 제작자 두 명의 염원이 담겨 있다. 돈이 넘치는 영화계이지만 ‘취화선’과 ‘생활의 발견’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오로지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수만 있다면’이란 이유로 두 제작자가 고집스럽게 만들고 있다.
’취화선’엔 오랜 세월 칸 영화제를 노린 이태원(63) 태흥영화사사장의 한이 서려 있고, ‘생활의 발견’엔 작가주의 영화를 줄기차게 만든 안병주(52) 미라신코리아 사장의 평생 꿈이 담겨 있다. 이태원사장의 파트너는 임권택 감독, 안병주 사장의 파트너는 젊은 작가 홍상수 감독이다.
저마다 흥행을 염두에 두는 요즘 영화계 풍토에서 이태원 안병주, 두 사장은 두드러지는 이색 인물이다. 칸 영화제 수상을 위한 작품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래서 단순히 흥행만 노리는 작품은 싫다는 작가주의 계열의 임권택, 홍상수 두 감독의 작품에 꾸준히 투자한다.
’취화선’과 ‘생활의 발견’이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병주 사장이 세계 영화제 수상을 염원하는 이유는 남다르다. 전라도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어린 시절 주린 배를 채우고 싶다는 소망 하나로 형과 함께 상경했던 그는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다. 그 결과 꽤 큰 돈을 벌었다.
그러나 돈이 명예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곤 뒤늦게 영화계에 제작자 겸투자자로 투신했다. 흥행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세계 영화제에서 상 받아 가문의 영광, 서울대에 입학한 딸에게 자랑거리를 만들어주자’는 욕심 하나 뿐이었다. 그래서 만든 영화가 장선우의 ‘꽃잎’ ‘나쁜 영화’, 홍상수의 ‘강원도의 힘’ ‘오! 수정’등이었다.
이태원, 안병주 사장은 만날 때마다 빙그레 웃으며 “내년 5월엔 손잡고 칸 영화제의 붉은 카페트를 밟읍시다”고 다짐한다. 안병주 사장은 ‘생활의 발견’으로 칸의 카페트를 밟을 때까지 면도를 하지 않겠다며 수염을 기르고 있다.
’취화선’은 철저하게 ‘우리 것’으로 승부하겠다는 임 감독의 뜻에 따라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의 삶을 그리고, ‘생활의 발견’은 한 남자가 여행도중 두 명의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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