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잡문과 달라 간결하면서도 잘 익은 지식과 경험이 자연스레 우러나야 합니다"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또렷또렷한 목소리와 빛나는 눈빛을 지닌 한국수필가협회 조경희(83) 회장은 남다른 건강의 비결을 ‘평생 기자로 뛰었던 영양분 때문’이라고 말한다.
1939년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출발해 74년 한국일보 논설위원을 거쳐 80년대 중반 한국일보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부단히 발로 뛰며 취재하던 그 열정이 지금의 조 회장을 지켜주는 원동력이라는 뜻으로 들렸다. 기자직을 떠난 후에 정무 제2장관, 예술의전당 이사장, 한국여성개발원 이사장 등 현직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조 회장의 삶은 문화부 대기자, 여류수필가, 문화공직자 등 다양하면서도 문화전반에 대한 사랑으로 일관된 것이었고, 평생을 통한 이러한 공로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프랑스 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 한국수필대상 등으로 치하되기도 했다.
"난 아직도 글을 쓰기 전에 여기저기 취재를 다닙니다. 현지에 가서 보고 듣고 기록한 뒤에야 살아있는 글이 써지기 때문입니다"라는 조 회장은 LA에 대한 느낌을 "날씨도 좋고 음식도 맛있어 꼭 친정에 온 것 같다"며 LA지역 한인 수필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읽기에 참 좋고 훌륭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은 그동안 해외지역 문인들과의 교류에 앞장서 왔는데 그 이유를 "해외문단의 동향을 항상 파악해 국내 문학계와 연결점을 만드는 한편 외국에서 우리 글을 소중히 다듬는 문인들에게 자극과 등용문을 열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컴퓨터가 일반적인 지금도 손으로 자필원고를 고집하고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신문을 펼쳐 글 소재를 찾는다는 조 회장은 "진정한 글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늘 사색하며 행동하는 가운데 한 편 태어나는 어려운 작업"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필집 ‘우화’, ‘골목은 아침에 나보다 늦게 깬다’, ‘낙엽의 침묵’, ‘치자꽃’ 등이 있다.
<이재진 기자> jjrh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