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제를 석권한 중국 영화 두편이 국내 관객을 찾는다. ‘귀신이 온다’는 작년 칸느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북경 자전거’는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은곰상(심사위원 특별상)과 신인 배우상을 각각 거머쥔 작품들이다. ‘춘향뎐’ ‘공동경비구역 JSA’와 경쟁을 펼쳤다가 아픔을 안겨줬던 작품들이다. 어떤 점이 좋았길래 ‘춘향뎐’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치고 수상했을까.
’북경 자전거’
’북경 자전거’는 자전거가 각각 ‘생존수단’과 ‘오락거리’인 두 소년의 이야기다.
시골 출신 퀵서비스맨 구웨이(츄이린 분)가 애지중지하던 자전거를 도둑 맞는다.한 달 가까이 페달을 밟으며 돈을 모아 거의 내 것이 되는 찰나에 재수없게 잃어버린 것이다. 기어 변속까지 되는 최신식 자전거를 찾기 위해 구웨이는 혈안이 된다. 해고 위기까지 겹쳐 식음을 전폐한 채 북경 시내를 찾아 헤맨다. 그에게 자전거는 ‘생계 수단’이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자전거를 찾게 되지만 새 주인 지안(리빈 분)은 중고로 샀다며 호락호락 뺏기지 않을 태세다. 게다가 짝사랑하는 여자 친구 ‘지아오’가 이 자전거를 마음에 들어 한다. 결국 둘은 피 터지게 싸운 뒤 시간을 정해 자전거를 나눠 타기로 합의를 본다. 티격태격하던 동갑내기두 소년 사이에 싹트는 우정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자전거는 소중한 게 뭔지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일깨워주는 ‘각성제’ 구실을 한다.
중국의 신세대 감독인 왕 샤오슈아이가 연출했다. 11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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