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동호회 전문 사이트 프리챌(www.freechal.com)과 채팅 전문 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의 캐릭터샵은 지금 이 시각도 분주하다. 가상공간의 자아, 즉 아바타를 더 멋있게 꾸며주는 아바타전용 악세서리를 사려는 네티즌 때문이다. 아바타란 산스크리트어로 ‘땅에 내려 온 신의 화신(化身)’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는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나, 즉 가상 캐릭터를 뜻하는 말로 정착되고 있다.
아바타 장식 위해 쌈짓돈 아끼지 않아 아바타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5년 (주)넥슨이 만든 게임, <바람의 나라>. 최근에는 온라인 채팅, 쇼핑몰, 게임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나를 빼닮은 캐릭터가 쇼핑몰을 누비며 쇼핑을 하고 얼굴 모르는 상대와 대화를 하는 동시에, 인터넷 게임 공간에서는 게이머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눈에는 인형놀이처럼 비치는 아바타이지만 그 위력은 실로 놀랍다. 아바타 전용 옷, 모자, 신발, 악세서리의 가격은 5000원 내외. 그러나 네티즌들은 아바타 장식을 위해 이 금액을 아낌없이 지불한다. 그 뿐인가. 심지어 성형수술도 가능하다. 쌍안경, 형광펜, 큐피드의 화살 등 특수기능을 가진 아이템도 인기리에 판매중인데다, 감정이 변하는 이모션 아바타와 행동이 변하는 캐릭터 아바타도 있다. 아바타 전용사이트에서는 하루 매출이 평균 400만원에 가깝다는 사실이 아바타 열풍을 입증해주고도 남는다.
표현에 익숙한 N세대의 문화현상 그렇다면 네트워크 세대, 일명 N세대가 이토록 가상의 자아에 몰입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N세대들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한다. 동호회에서 아바타로 자신을 보여주는 프리챌의 경우, 아바타 주 구매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 직장인이다. 그 중 20대 구매층이 46.5%로 아바타 소비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아바타는 단순한 그림놀이가 아닌 표현욕구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아바타의 미래, 어디로 갈 것인가 아바타가 몰고 올 사회적인 문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바타 치장을 위해 수십만원을 ARS서비스로 결제하는가하면, 잘 차려입은 아바타에게 "옷 좀 주세요"하며 구걸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아바타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 기업과 네티즌들의 정서적 조율은 피해갈 수 없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상업적 속성에 앞서 네티즌에게 또 다른 자아를 심어줄 수 있는 윤리의식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며, 네티즌 역시 마케팅에 휘말리지 않는 네티즌 특유의 안테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럴때라야 아바타는 온라인의 땅에 내려 온 화신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칼럼니스트 권일지
(coffeena@ihk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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