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4일 남편을 부대로 데려다 준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집을 떠나기전 아이들 겨울점퍼까지 챙길 정도로 자상한 남편이었는데..."
공수부대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특수작전을 벌이던중 지난 5일 공군기의 오폭으로 전사한 제퍼슨 ‘도니’ 데이비스(39) 상사의 부인 유미경(34)씨는 조국을 위해 산화된 남편의 시신을 안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988년 한국에 갓 전입온 남편을 만나 1년반 정도 연애 끝에 결혼, 현재 큰딸 크리스티나(14)와 아들 제시(11)를 두고 있는 유씨는 남편이 특수부대원이어서 1년에 절반 이상을 밖에서 생활했지만 항상 가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던 가장이었다며 지난 11월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안부전화를 걸어와 남편이 전쟁터에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얼마전 아이들에게 ‘아빠가 크리스마스를 함께 지내지 못할 것 같으니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 상사는 90년대초부터 특수부대원으로 활동해 왔으며 이번 전투에서는 12명으로 이뤄진 팀장을 맡아 현재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총리인 하미르 카르자이를 파키스탄에서 비밀리에 데려와 칸다하르로 이동할 때까지 경호를 맡았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유씨는 "남편의 장례식이 늦어진 것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을 위한 DNA검사를 벌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큰 딸은 아빠의 죽음을 받아 들이는 것 같은데 막내는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씨는 "10년전 장만한 지금의 집은 먼저 간 남편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이를 가슴깊이 사랑했고, 함께 보낸 결혼생활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데이비스 상사의 고향인 엘리자베스턴의 엘리자베스턴고교 강당에서 데이비스 부부가 함께 다녔던 클락스빌 제일한인장로교회 강대혁 목사의 집례로 엄수된 장례식에는 7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해 고인의 명목을 빌었다. 이 장례식은 미국의 주요 언론이 모두 주요기사로 다뤘다.
srhwa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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