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폭동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한인업소가 폭도들에 의해 약탈당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현지 한인사회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20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치안부재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부에노스 아이레스 샌마르띤시 비링구스트 쁘리메따 훈구에 위치한 김준연씨 소유 마켓이 폭도들의 공격을 받아 업소안과 창고에 있던 물건들을 모두 강탈당해 20만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수백명의 폭도들이 트럭으로 셔터를 부순 뒤 안으로 들어와 식료품과 잡화 등을 닥치는대로 약탈했으며 현지 경찰은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현장에 도착, 주위를 둘러본 뒤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김씨 가게와 인접한 다른 한인업소에도 폭도들이 밀려들었으나 한 한인업주는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물건들을 비닐봉지 담아 이들에게 던져 주기도 했다. 김씨의 한 인척은 "연말장사를 끝낸 뒤 내년초 새 장소를 마켓을 옮길 계획었는데 모든 것이 허사가 됐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납득이 안된다"고 울먹였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중심지에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한인타운과 아베자네다, 온세 등 인근 작은 시들에 위치한 한인업소들은 19일부터 대부분 문을 닫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많은 물건을 구입, 연말특수를 기대했던 한인업소들은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자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일부 현지 방송이 한국인 부부가 자살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한국인이 아닌 한인업소 옆에서 주아르헨티나 대사관(대사 김승영)은 11명의 전직원이 공관에 남아 상황실을 열고 한인피해 예방 및 파악에 나섰는데 대사관은 현지 한인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긴급 성명서에서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외출 등을 삼가야 하며 격앙된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총기사용 등 과잉대응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대사관의 정종열 영사는 "이번 시위는 빈곤층에서 시작돼 주타켓이 식품류를 취급하는 마켓들이었으나 20일에는 양상이 반정부 쪽으로 변모했다"며 "대사관은 아르헨 한인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소요와 관련,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은 임기 2년을 남겨 놓은채 20일 사임했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요사태도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노조들이 파업을 선언하는 등 불안한 정세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이번 소요로 20일 현재 22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당했으며 극렬 시위자 2,000여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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