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1급 FA선수가 팀의 연봉조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수준급 선수가 FA마켓에 나오면 팀들간에 먼저 차지하려는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고 와중에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 다반사였기에 웬만한 FA선수들은 모두 전 소속팀의 연봉조정 오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메이저리그에 불어닥친 긴축재정 찬바람으로 FA마켓이 꽁꽁 얼어붙으며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얼마나 달라졌나 하면 배리 본즈처럼 초특급 시즌을 보낸 수퍼스타가 오란 곳이 없어 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연봉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정도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비싼 몸값 때문에 구매자가 안 나타난 본즈는 만약 연봉조정 청문회까지 갈 경우 앤드루 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올해 수립한 조정청문회 최고연봉기록(820만달러)을 무려 3배이상 경신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FA선수로 연봉조정을 받아들인 선수에 대한 절차는 내년 1월8일까지만 연봉을 놓고 협상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메이저리그 4, 5년차 선수들이 거치는 연봉조정과 똑같다. 구단과 선수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계약액을 요구하고 조정자앞에 나가서 왜 그 액수가 합리적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양측의 설명을 들은 조정자(Arbitrator)는 양측 주장중 더 설득력이 있는 쪽 손을 들어주며 승자의 요구액이 그 해 계약액이 된다.
메이저리그 기록인 올해 73개의 홈런을 치는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을 보낸 본즈가 청문회에 나간다면 최저연봉 2,000만달러는 문제도 아니고 3,000만달러도 가능하다는 것이 바로 이 독특한 제도 때문이다. 올해 최고연봉선수는 2,500만달러를 받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 본즈는 자신의 성적과 로드리게스의 성적을 비교하며 당연히 성적이 좋은 자기가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본즈측이 써 낼 액수는 최소 2,500만달러. 자이언츠는 너무 적은 액을 써냈다간 무조건 질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2,000만달러는 써내야 하지만 그렇게 써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연봉타격을 엄청나다. 자이언츠로서는 얼떨결에 본즈에게 연봉조정 오퍼를 한 것이 엄청난 실수로 돌아온 것. 물론 양측은 조정청문회까지 가지 않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겠지만 양측의 시각차가 너무 커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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