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교회 부흥회에서 나온 얘기에 천당에는 전부 황금으로 집과 길이 만들어져 있다는 소리를 듣고 고소를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물론 제대로 정통성을 가진 교역자들의 말씀이 아니고 언급할 가치도 없으나 육신의 세계를 떠나 영적인 세계로 들어가도 지상에서의 재산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따라가는 우스운 연관인 셈이다. 이들에 따르면 황금 궁전에 살았던 옛 황제는 천당에 산 셈이다.
라카도 셈러란 남미 출신 미국 백만장자의 생각으로는 1,200만달러가 넘으면 재산의 많고 적음이 전혀 부자의 생활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 인간의 스케일이 그렇게 생겨서 그 이상의 재산은 숫자 놀음에 그친다는 것이다. 집이 몇 채나 필요한가.
크라이슬러 회장에서 은퇴한 리 아이아코카는 인터뷰에서 자기가 가진 이탈리아 터스카니의 별장에는 1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한번 갔다는 얘기를 한다. 그 관리와 재정적 일의 귀찮음이 별장에서 오는 기쁨보다 더 손해나는 일이 아닐까. 하루에 맛있는 식사는 최고로 몇 번을 할 수 있을까. 수정교회 만한 리빙룸을 지으면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이 편안하게 느낄까, 아니면 너무 커서 도로 싫어질까. 훨씬 작은 안락한 규모를 원하지 않을까.
한국에서 인기 있는 강연을 하기로 유명한 법정 스님은 매년 가을에 겨울나기 준비를 하며 그 해에 생긴 물건들을 전부 버리는데 식기와 이부자리와 낮은 책상 정도만 두고 정리해 버린다고 한다. 방 하나, 부엌 하나 있는 암자에서 사는데도 해마다 버려야 할 물건들이 그렇게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無’에서 오는 행복을 추구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분이니까 그래도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들은 자기의 행복에 필요한 생활의 스케일을 정해 놓고 그 스케일에 맞는 재산이 있는가 없는가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유명한 론 페렐만 같은 재산가들은 행복할 충분한 재산이 있는 것 같은데 해마다 큰 트러블로 법정 소송 때문에 시끄럽다. 법정 싸움으로 사는데 버릇이 되면 소송 없이는 재미없어 사는 맛이 없는지 모를 일이다.
대원각으로 성공해서 부자가 된 여자 분이 그 전 재산을 법정 스님에게 맡겼다고 한다. 그 분이 어떻게 그 재산을 처리했는지가 궁금하다. 어떻게 재산을 쓰는 것이 현명하게 쓰는 것일까.
한국일보 경제면에 쓴 칼럼이 102회나 되었다. 이제 읽으시는 분들이 식상하실 때가 된 것 같아 이만 써야 할까 보다고 생각되었다. 경제 방면 얘기를 쓰면서 느낀 것은 경제 이야기도 결국은 인간적인 문제로 근본적으로 귀결된다는 것이었다. 한인 비즈니스 여러분들의 하시는 일들이 좋은 결과를 낳게 되길 빈다. 그리고 그동안 읽어주신 것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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