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 있으면 2002년이다. 2000년 새 밀레니엄의 열기를 우리가 언제 가졌는가 싶을 정도로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혀져 가고 있다.
세계는 하나다. 지난번 테러로 실감나게 체험을 하였다. 테러가 거대한 미국의 중심부를 부셨을 때 세계는 다 지켜보면서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울분을 가졌다. 온정의 손길은 줄을 이었고 헌혈을 하는 줄도 끊임없이 이어져 피가 너무 많아서 보관하기가 힘들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또한 빈 라덴의 이름을 모르면 지구인이 아닐 것이다. 또 경제는 어떠한가. 여행자가 줄어서 호텔업계는 죽는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하와이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하나이다. 한 나라가 아프면 그 나라만 아니라 전세계가 아픈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정말로 실감하고 살아간다. 미국의 경제가 휘청하여 실업자가 나오고 구조조정을 한다고 하고 감원 소리가 나오면 그 여파는 전세계로 퍼져간다.
우리 이웃이 아픈 것이 나의 아픔이라는 마음이라면 우리는 좀 더 훈훈한 삶을 살 것이다. 2001년을 보내면서 많은 이웃의 앓는 소리를 들었다. 앓은 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같이 앓아 보지 않았다. 외면하고 못 본척 지나쳤던 것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올해처럼 회한과 후회가 많은 해는 없을 것 같다. 지난 1월 나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자고 하였다. 내 말은 적게 하고 듣는 연습을 하자고 결심하였다.
그런데 그 희망사항들을 앞에 놓고 돌아보니 공수표였다. 이권 때문에 다른 이를 불편하게 만들어 주었고, 내 자존심 때문에 다른 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고, 풀잎 같은 인생인데 아집 때문에 분리되는 연습도 하였다.
내 자리만 크고 소중하여 다른 이의 자리에 앉아 보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하였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한해를 접으며 내년에 다시 희망 사항을 적어 놓고 시행착오를 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여 본다.
자기에게는 관대하여 "그럴 수밖에 없었어" 하면서 다른 이에게는 칼로 무 베듯이 정확하다. 살아가면서 그런 과오를 우리는 범한다.
일년 동안 그런 과오 때문에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불이익을 가져오고 사랑이 식어지고 신뢰가 엷어지며 사회가 메말라서 누가 무어라 하면 금방 불이 붙어 이웃과 사회를 태우는 것을 본다. "내년에는 과오를 줄여가며 살아야지" 하며 다시 희망 사항을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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