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전야는 떠들썩한 분위기속에서 요란스런 파티를 벌여가며 신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그러나 올해 신년 전야는 9·11테러의 그늘에 가려 예년의 축제무드를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9·11테러참사가 발생한지 아직 4개월이 채 되지 않은데다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상황이라 많은 미국인들은 신년맞이 파티를 꺼리고 있다.
게다가 신년파티장이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매년 50만명이 모여드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 신년파티는 올해 인파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티객의 23%가 외국 관광객인데다 지역 주민들도 상당수가 집에서 조촐하게 새해를 맞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퍼스트 패밀리’ 조지 부시 대통령 가족도 새해를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보낸다. 우드랜드 힐스에 거주하는 장난감회사 회장 밥 솔로먼은 과거 신년파티를 파리, 레이크타호 등 관광지에서 보냈으나 올해에는 세 자녀와 함께 집에서 새해를 맞을 계획이다. 매년 신년파티를 전년보다 화려하게 보내려고 했다는 솔로먼은 올해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솔로먼과 같이 집에서 가족과 조촐하게 새해를 맞이하려는 추세 때문에 인터넷 파티용품 소매업체 ‘아이파티 닷컴(iparty.com)’에 따르면, 가정파티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애국적인 청·적·백색의 3색 장식품이 인기가 높다. 반면 신년파티의 전통색인 금색과 은색 장식물은 매상이 줄었다.
할리웃 의류점 ‘프레더릭스(Frederick’s)’의 린다 로레 회장도 사치스런 이브닝 드레스와 파티복 매상이 작년 연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코르셋은 40%, 잠옷이 25% 증가했다며 이번 신년 이브를 아늑하게 보내려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빠진 신년파티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계 중 하나가 식당업계로 뉴욕의 일류식당 ‘러 서크’는 손님을 끌기 위해 작년 500달러에 달했던 1인분 코스 메뉴를 150달러로 대폭 할인했다. 반면 피자체인점 ‘도미노’는 가정에서 파티를 갖는 소비자들로부터 올해 최대 규모의 신년 이브 매상을 기대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파티객들을 최대한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마이클 블룸버그 차기시장 취임식을 파티행사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밀레니엄 신년파티 당시 8,000명의 뉴욕경찰이 타임스 광장을 빽빽이 둘러싼 바 있는데 올해 역시 철통같은 보안아래 파티행사가 열린다. 올해의 신년파티는 여러모로 예전과 다른 형태를 취하게 된다. 타임스 스퀘어에서는 신년 전야 오후 6시에 9·11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타종식이 열리고 ABC방송은 신년파티 중계에 앞서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9·11테러를 돌아보는 특별 뉴스프로그램을 방영한다. ABC방송은 많은 미국인들이 집에서 타임스 스퀘어 파티를 시청하면서 올해 시청률이 10%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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