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여군들이 기지 밖에 나설 때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검은 옷으로 감싸고 다니도록 하는 펜타곤의 소위 ‘부르카 정책’을 두고 미공군 여성 파일럿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지지가 정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장본인은 미공군 여자 전투 조종사로서 최고 계급인 마사 맥샐리(35) 대령. 맥샐리 대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수색·구조작전을 지휘함으로써 아프간 전쟁에도 참가하고 있고 이라크 비행금지 구역에서 정찰비행을 하기도 하는 당당한 파일럿이다.
맥샐리 대령은 그러나 사우디에 주둔한다는 ‘죄’ 때문에 차를 탈 때도 뒷자리에 앉아야 하고 기지밖에 나갈 때도 반드시 남자와 함께 다녀야 한다. ‘보호’받기 위해 대동하는 남자란 대체로 부하인 경우가 많다.
이번 소송으로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맥샐리는 ‘부르카 정책’이 평등·표현의 자유·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연방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맥샐리는 기독교인이다.
맥샐리 대령의 대표적 원군은 루이즈 슬러터 연방하원의원(민·뉴욕)으로 슬러터 의원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 정부가 이처럼 제도적인 여성비하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밥 스미스 연방상원의원(공·뉴햄프셔)도 "미국은 부르카를 제거하기 위해 아프간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전쟁에 나간 군인들이 부르카를 써야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소송을 통해 얻자는 것은 금전적 보상을 아니라 정책의 변화"라는 맥샐리 대령의 소송 제기는 참으로 용감한 결단이다. 이 문제로 떠들썩한 것을 그녀의 상관들이 못마땅해 하고 자칫하면 이 문제로 군복을 벗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
그러나 소송에 앞서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7년 동안 노력했던 맥샐리에게 이번 소송은 진검 승부를 위해 뽑아든 엑스캘리버다. 맥샐리 대령은 "장교는 합법적 명령에는 입을 다물어야 하나 명령이 불법적이면 당당히 앞으로 나서 의견을 밝혀야 하는 법"이라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펜타곤에 따르면 ‘부르카 정책’이 여군 자신을 보호하면서 문화적 민감성을 건드리지 않기 위한 것이며 같은 이유로 남자 군인들에게는 사우디 전통의상을 입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돼 있다.
현재 사우디에 주둔함으로써 ‘부르카 정책’의 대상이 되는 미여군은 약 1,000명이다. 사우디는 ‘부르카 정책’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에 주둔한 미군 부인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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