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확실하게 앞으로 나가는데 주력하겠다."
지난주 시즌 첫 출격인 소니오픈에서 줄곧 선두권을 유지한 끝에 탑10 스타트를 끊은 ‘PGA그린의 한인 선구자’ 최경주(33). 웬만한 선수라면 흥분된 기세를 몰아 "올해는 꼭 1승을 해내겠다"고 기염을 토하고도 남았을 터인데 그는 다르다. 주변에선 충분히 올해 우승을 할 수 있다며 분위기를 띄우려 하지만 그는 덤덤한 반응이다. ‘아직은 멀었다’는 것.
최경주의 올해 목표는 우승이 아니다. 그에게 시즌 목표를 물어보면 ‘상금랭킹 70∼80위권 진입’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최경주가 이미 지난해 상금랭킹 65위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김 새는(?) 대답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자신은 아직 정상을 노리기에는 부족하며 지금은 우승 욕심보다는 PGA투어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오히려 너무 빨리 우승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페이스가 흐트러져 장기적으로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앞으로 1∼2년 더 PGA투어의 쓰라린 맛을 보며 경험과 기량을 닦은 뒤 우승을 해야 그 이후에도 우승했다는 사실로 인해 흔들리지 않고 꾸준한 전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커리어를 보는 그의 철학이다.
‘탱크’라는 별명답게 우직하고 확실하게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도전해 나가겠다는 것. 빠르지 않으나 중단 없는 꾸준한 전진을 추구하기에 세계무대에서 미미하기 짝이 없는 한국 남자골프를 이끌 선구자로서 믿음을 더 안겨주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에 대한 기대와 안팎의 관심은 최근 예사롭지가 않다. 조금만 운이 따라주면 올해 우승이 가능하다는 평가는 한인언론만의 부풀리기가 아니다. 소니오픈에서 중계를 맡은 ESPN 해설자이자 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이안 베이커-핀치는 최경주를 지목,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이미 풍부한 우승경험을 갖고 있고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연습을 하는 선수라며 조만간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최경주는 참가예정이던 이번 주 밥 호프 클래식을 건너뛰고 다음주 피닉스오픈부터 5주 연속 대회에 나간다. 정상을 향한 최경주의 ‘탱크같은 전진’이 꽃을 피울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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