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보울-정태수기자> 풀죽은 한국축구가 어깨를 활짝 폈다. 우승을 목표로 출전한 골드컵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벼랑에 몰렸던 한국이 27일 난적 멕시코의 저항을 뿌리치고 4강 고지에 올라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이날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 패사디나 로즈보울 구장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연장 포함 120분 사투에도 득점없이 비겼으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이운재가 멕시코 3, 4번 키커의 슛을 멋지게 선방, 4대2로 승리하며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전날 복병 아이티를 2대1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선착한 카리브해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30일 오후6시 결승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B조 개막전에서 한국에 불의의 패배를 안겨줬던 월드컵 맞수 미국은 엘살바도르를 4대0으로 대파하고 파이널4 고지에 막차로 합류, 카리브해의 초미니국 마티니크를 어렵사리 따돌리고 준결승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캐나다를 상대로 결승문턱 8부능선 전투를 벌이게 됐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골피아픈 상대 멕시코를 상대로 한국이 2000년 대회부터 3무1패끝에 처음 맛본 골드컵 승리는 승부차기 행운으로만 돌릴 게 아니었다. 모처럼 알토란같은 내실과 가능성을 확인한 한판이었다.
그러나 전반전은 완전히 멕시코의 것.김도훈-차두리를 최전방에, 박지성 이을용 최태욱 이영표를 허리에 포진시킨 한국은 마르코 가르세스의 정밀한 플레이메이킹을 등에 업고 오밀조밀한 패스웍과 완급조절로 압박해오는 멕시코의 공세를 받아내느라 45분 내내 헉헉거려야 했다.
태극사커의 매운 맛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발이 무거운 최태욱을 빼고 ‘산소같은 남자’ 최성용을 기용한 후반부터였다. 불과 30여초만에 멕시코골문 바로앞까지 진격하는 등 기세를 올린 한국은 김도훈이 4분과 9분 연거푸 골같은 슈팅을 날리고 김도훈과 교체된 이동국이 35분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골포스트 살짝 빗나가는 대포알 슈팅을 쏘는 등 쉴새없이 멕시코 골문을 노크했다.
연장 전후반 30분동안에도 줄기찬 공세를 펼친 한국은 결국 멕시코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이을용 이동국 최성용 이영표가 잇달아 안전골을 차넣고 침착하게 수문장 이운재가 상대 3번키커 루이스 알폰소 소사의 슈팅을 제자리 펀칭으로, 4번키커 이그나시오 이에로의 슈팅을 몸을 날린 펀칭으로 쳐내며 길고긴 승부의 피날레를 태극무늬 환호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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