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케첩과 살사. 어떤 게 더 많이 팔릴까. 케첩이라고? 틀렸다. 살사다. 이게 의미하는 건 뭘까. 맛에 대한 미국인의 기호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퀴즈를 풀어보자. ‘엘 뽀요 로코’는 어느 나라 식당체인일까. 미국의 ‘데니’사 체인이다. 본래는 물론 멕시코계 식당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상륙하기가 무섭게 선풍적 인기를 끌자 장래를 내다보고 ‘데니’사가 사들인 것. 그게 1983년의 일이다.
전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은 역시 맥도널드 햄버거다. 지구촌 어느 곳이든 없는 곳이 없어 미국문화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것.
이처럼 미국의 맥도널드가 세계시장을 석권해가고 있지만 미국내 시장의 사정은 그게 아니다. 라틴 아메리카, 중국, 타이 등 소수 민족계 음식이 휩쓸 기세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 판이다. "이민 그룹을 끌어들여라. 그렇지 않으면 장래가 없다." 국제 프랜차이즈 협회가 내린 진단이다.
말하자면 패스트푸드 업계의 미래는 이민그룹과 그들의 고유 맛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맥도널드 햄버거가 수년 전부터 아침 식사용 ‘부리토’를 메뉴에 첨가한 게 그 좋은 예다.
소수 민족계 고유 음식이 미국 패스트업계에 노크를 시작한 건 지난 80년대부터다. 당시로서는 이민 커뮤니티가 그 주 시장이었다.
5년 전부터 그러나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 독특한 맛으로 미주류사회에서도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맛이라는 건 원래 문화를 초월하게 돼 있다. 거기다가 이민 세대가 2세, 3세로 넘어가도 고유음식에 대한 기호는 여전하게 마련이다. 이런 저런 요소들이 겹쳐 소수계 고유의 맛이 미국화와 함께 벤처시대 새 상품으로 뜨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건 그러나 전체적 그림이다. 한국 음식으로 이야기를 좁히면 이건 뭐 마치 한국 축구를 보는 느낌이다. 아주 답답하다.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이 바로 음식문화다. 한국을 아는 외국인이면 한결같이 지적하는 사실. 그런데 이 넓은 미국시장에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변변한 패스트푸드 체인 하나 없는 실정이다.
올해는 서울 월드컵이 열리는 해다. 이런 기회를 맞아 한국 정부가 나서서 전 세계 민족이 몰려 있는 LA에서라도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는 홍보전이라도 한번 열면 어떨까. 이것도 훌륭한 월드컵 홍보여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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