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메어 맥키먼은 두 개의 성조기를 달았다.
하나는 그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알라메다 지역 신문에서 오려낸 가로 11인치, 세로 9인치의 종이 성조기로 창문에 부착했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15달러짜리 성조기로 집 앞에 게양했다.
맥키먼은 게양했던 성조기를 연말 휴가철에 내렸다.
"모든 상황이 진정된 것 같아서 성조기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녀는 창문의 성조기는 건드리지 않았다. 48세의 맥키먼은 언제 그 성조기를 떼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번 성조기를 내리는 것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이 올바른 시기다’라는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러면 테러 이후 애국과 단결의 분위기 속에 미국 전역의 주택가와 도로를 물결쳤던 성조기를 내리는 적절한 시간은 과연 언제일까.
먼저 일반적인 반응은 성조기를 그냥 게양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지난 해 미국인들이 구입한 성조기 숫자는 예년 수준의 무려 네배였다. 미국의 상징을 좀 과시한들 어떻겠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오는 18일의 프레지던스 데이를 시작으로 메모리얼 데이, 국기의 날, 독립기념일, 얼마 전 애국의 날로 지정된 9월11일(이 날은 반기를 달아야 한다)등 성조기를 게양할 기회는 계속 이어진다.
"만약 빛나는 성조기가 제대로 펄럭이고 있다면 왜 내리는가"
국기재단의 마케팅 디렉터 바바라 골드먼은 반문한다.
훼손된 성조기는 아메리칸 리전 같은 재향군인 봉사단체에 보내 소각시켜야 한다(소각된 성조기의 재는 메모리얼 데이에 국립묘지에 뿌려진다).
"사람들이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지 않는 것처럼 찢어지거나 때가 묻어 훼손된 성조기는 게양하지 말아야 한다."
시민 국기연맹의 패트릭 브레이디 회장은 강조한다.
55세의 그렉 윅스는 훼손된 국기가 있어도 게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성조기를 12개나 갖고 있는 윅스는 언제나 최소한 한 개의 성조기를 걸어놓기 때문이다. "몇 달 전 미국의 분위기를 기억하는가. 테러 이후 온 국민이 일치 단결했던 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다"
윅스는 말한다.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도 가장 큰 국기제조회사 애닌 앤드 컴퍼니는 요즘의 매출액이 예년의 25~35%를 상회한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테러 공격 후 싸구려 성조기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고급 성조기 구입이 용이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애닌에서 제조하는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나일글로 컬러패스트 모델이다. 가로 5피트, 세로 3피트의 색이 바래지 않고 별을 수놓은 이 성조기는 주문이 8월까지 밀려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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