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구글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구글은 사람처럼 학습하고 사고하는 AI를 만드는 영국의 딥마인드를 5억 달러(약 6800억 원)에 인수했다. 제품도 수익도 없는 상태였지만 AI 천재들을 데려오기 위해 ‘어크하이어(acq-hire)’를 한 것이다. 이 회사가 2016년 한국의 이세돌 9단과의 대결로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AI 바둑 기사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다.
■어크하이어는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로 인재 영입을 위해 아예 특정 회사를 사버리는 경영 전략이다. 2010년대 초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페이스북(메타)은 2012년 매출이 없음에도 13명의 직원으로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가진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매입했다. 인수 회사는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아이디어만으로 도전한 스타트업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면서 넉넉한 자금 지원 속에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인터넷·모바일에 이어 AI가 시대 변화의 축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빅테크들의 어크하이어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데이터 라벨링 회사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 영입을 위해 150억 달러를 들여 이 회사를 사들였다. 오픈AI도 5월 AI 특화 기기 개발을 위해 관련 스타트업 아이오(io)를 64억 달러에 통째로 인수했다. 중국 정부는 ‘천인(千人) 계획’을 통해 세계 각지의 중국계 인재들을 데려와 기술 굴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입이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으로 분석됐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인재 양성·유치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정부도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
<오현환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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