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았는가, 죽었는가? 파키스탄에서 납치된 월스트릿저널 기자 대니얼 펄(38)의 생사에 대해 납치범이 진술을 뒤집고 파키스탄 경찰의 행보에도 의혹이 이는 등 갈수록 미스테리가 더해지고 있다.
펄 기자 납치사건의 주용의자로 지난 12일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파키스탄 경찰에 의해 발표된 아메드 오마르 사에에드 셰이크(27)는 14일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의 법원에서 "내가 아는 한 그는 죽었다"고 진술, 앞서 "펄이 살아있다"고 했던 진술을 뒤집었다.
"펄이 살아있다고 믿는다"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지 하루만에 나온 이날 사에에드의 진술은 펄의 생존을 믿고싶은 그의 부인 등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영국 태생의 파키스탄인 사에에드는 납치사건의 주범이면서도 "그가 죽었다"고 말하지 않고 "내가 아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기도 하고, "변론하고 싶지 않다. 내가 했다"면서도 펄이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해 궁금증만 더했다.
사에에드는 또 "나는 경찰에 체포된 것이 아니라 자수한 것"이라면서 "자수 날짜도 파키스탄 경찰이 나를 체포했다고 발표한 12일이 아니라 (이보다 1주일이나 빠른) 지난 5일"이라고 진술, 세인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사에에드는 "내가 개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을 보고 가족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자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파키스탄 경찰은 "사에에드 가족의 제보를 받고 라호레에서 사에에드를 12일 체포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12일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날로 이날자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오마르 압둘라 인도 외무장관이 "사에에드를 인도에 넘기라"고 파키스탄에 촉구하면서 "납치범 체포 시점에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사에에드는 자신의 진술과 경찰 발표 사이에 있는 시차 1주일 동안 행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파키스탄 경찰은 다른 사람들보다 괜찮았다"는 말로써 묘한 여운까지 남겼다.
한편 이날 법정에 월스트릿저널 측은 아무도 참석시키지 않은 대신 월스트릿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사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계속 희망을 가질 것이며 펄이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으며 임신부인 펄의 아내 매리안 역시 성명을 통해 남편의 석방을 재촉구했다. wsha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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