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은 감추고 순익을 부풀리는 분식회계가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국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투명한 회계를 자랑거리로 내세웠던 미국이 불투명한 거래의 온상이 되면서 최근 주가도 춤을 췄다. 기업들이 자사 회계를 조작키 위해 내세우는 갖가지 방법은 교묘히 합법을 가장하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엔론사는 케이먼 군도에 692곳의 회사를 만들어 최근 몇년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경로로 이용했다. 엔론이 이곳에 만든 회사는 회계상 SPV(Special Purpose Vehicle, 특수목적회사)라고 불리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
엔론은 또 이들 회사들과 주식과 실물자산 현금을 주고받는 복잡한 거래를 통해 부채와 손실은 이들 회사에 넘기고 자사의 이익은 실제보다 부풀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SPV가 절세 등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기업 탈세와 분식회계의 온상의 되고 있다고 지적된다.
지난해 연방 상원이 의뢰해 실시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SPV를 이용해 한해 세금을 700억달러나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시가평가 회계(mark-to-market accounting)도 분식회계의 주범으로 꼽힌다. 원자재 선물 거래가 필수적인 에너지 기업들에서 주로 행해지는 있는 이 방식의 본래 목적은 선물계약을 특정시점의 현물가격으로 반영하자는 것. 하지만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의 손실을 감추거나 거래차익을 과대 계상하는 편법으로 유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장부외 거래(off-balance transaction)도 있다. 이 방식은 상계처리 등 교묘한 방법을 통해 부채를 장부에서 없애 버리는 것인데 자기자본 비율 강화의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경우, 항공기 리스요금 수 십억달러를 갚아야 하지만 장부에는 부채로 잡지 않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외 이사제도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분식회계를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성을 지켜야 할 사외 이사들이 해당 기업과 직·간접적인 이해 관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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