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없이 빛도없이 자원봉사자들을 찾아’시리즈
▶ 1)한인양로원을 찾는 자원봉사자들
이민100주년을 1년 앞두고 최근 한국문화가 주류사회에 확산되고있는 가운데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한인들의 의식또한 변화되고 있다. 4년전 주지사선거를 계기로 주류사회 정치참여 관심이 높아지더니 이민100주년기념사업준비 활동이 활발해지며 한인들의 자원봉사 의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이름도없이 빛도없이 묵묵히 이웃을 위해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사랑을 나누고있는 이웃을 찾아 그들의 봉사정신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또 이러한 자원봉사자가 있을 경우 독자 여러분의 제보도 아울러 부탁드린다.<편집자주>
지난 25일 오전 릴리하 한인양로원은 마치 명절을 연상할만큼 방문객들로 붐볐다.
정기적으로 노인들에게 머리를 다듬어주려고 온 미용인 제니스씨를 비롯해 양로원을 수시로 찾고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여 노인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한사코 얼굴을 외부에 드러내길 꺼려해 이날 모임은 윤원장과 기자의 007작전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고 영문을 모르고 이곳을 찾았던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끝까지 취재에 응하지 않는 고집스러움을 보여주어 이들의 봉사가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이루지는 것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이곳을 찾고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봉사 연륜은 10년 내외로 이들은 이제 양로원 노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자신들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한사코 "자원봉사가 남을 돕는 것이 아니고 결국 내 자신을 돕는 일"이라며 자신들이 드러나는 것을 거절했다.양로원을 수시로 찾고있는 자원봉사자들 대부분은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양로원 운영을 돕고 있었고 그 연령층과 봉사내용 역시 다양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은 묵묵히 뒤에서 몸으로 노인들을 돕고 있으니 바쁜 기업인들은 물질로 양로원을 아낌없이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10여년간 양로원 노인들과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정순(71)씨는 수시로 양로원을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 손톱과 발톱을 깍아주는 일을 비롯해 윤삼실원장이 언제든지 SOS를 요청하는 마음의 후원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모씨는 이곳 양로원에서 다른 시설로 옮겨긴 병약한 노인들도 수시로 찾아가 한국말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한다. 양로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그래도 건강하지만 거동이 불편해 널싱홈에 이주한 한인노인들은 그야말로 외롭게 지내고 있다는 것인데 이들에게 모씨는 누구보다 기다려지는 벗이자 상담인이라는 것.
그런가하면 지난해까지 5년7개월간 양로원 주방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은퇴한 75살난 이근실할머니는 매달 마지막주 월요일 오전이면 양로원 주방에 나와 노인들을 위한 별식을 준비한다. 기자가 찾은 이 날도 이할머니는 주방에서 열심히 팥죽을 쑤고 있었다. 65세까지 주방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그래도 못내 아쉬워 양로원 주방에 다시 취직해 지난해 은퇴한 이할머니의 손맛을 아직도 양로원 노인들은 잊지않고 있었다.
이외에도 조씨, 장씨,전씨등 자신을 드러내기 꺼리는 자원봉사자들은 정기적인 방문외에도 수시로 양로원에 들러 노인들의 목욕수발을 비롯해 산책, 말동무가 되고 있다. 이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찾아와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학재씨같은 경우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곳을 수시로 찾아 남자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오면 우리들의 미래가 보이고 인생의 순리가 보입니다. 재산이 많건 적건, 배웠던 못배웠던 이곳에서는 다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요. 이곳을 자주 방문하며 인생사 겸손함을 배우게 됩디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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