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언대
▶ 심인보<민족학교 사무국장>, 토리 오스본<리버티 힐 재단 사무국장>
지난 세기 뉴욕에 사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임금은 너무도 낮아 일주일에 65센트로 가족들과 생계를 유지해야했다. 오늘 비슷한 모습을 한인사회 내 수퍼마켓에서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이 한인과 라틴계로 이루어진 직원들은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이 조금 넘는 시기에 미국의 노동자들은 불공정한 노동정책에 반대하며 노조를 결성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노동의 대가가 정당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소박하기 그지없는 희망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오늘 LA 한인사회의 수퍼마켓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2002년 LA에서 한가족이 생활하는 데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할까? 단언하건데 한인타운 마켓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훨씬 넘는 금액일 것이다. 한달 전에 발표된 LA 주택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타운내 방 두개 짜리 아파트의 한달 임대료는 1천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이 액수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고 받는 임금과 같다. 임대료를 내고 나면 쌀을 살 돈도 없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고, 전기세, 수도세는 물론이며 교통비 그리고 자라는 아이들을 위한 옷을 살 돈도 남지 않는 것이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최저임금 노동자가 일해야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117시간이나 된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직장을 두 곳을 다닌다거나 근무시간외 초과 근무를 통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시켜줄 수는 있지만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할 시간을 빼앗아 가버리고 만다.
1880년대에 세탁소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의 시를 함께 읽어보자.
“새벽이 오기 전 일하러 가야 하네/한밤중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자유인/나의 아이들에게 낯선 이방인인 나/그리고 나에게도 낯선 아이들…”
오늘 한인타운 마켓직원들의 상황은 위와 전혀 다르지 않다.
자녀들을 위해 보다 나은 삶을 마련한다는 것이 지금 자녀들과 함께 할 시간을 저당 잡히는 대가여서는 안될 것이다. 노동조합이 결성된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의 노동자들보다 두배 이상의 높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자녀들에게 더 이상 낯선 사람도 아니다. 지난 백년 동안 수백만의 가정이 노동조합 조직 덕분에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도약했다. 오늘도 저소득층은 노동조합을 통해 중산층으로 도약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인사회도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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