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다운(down), 소매체인점 업(up)-.
한때 부의 상징으로, 패션의 명소로, 원스톱 샤핑의 본산지로 소매업계의 왕좌로 군림해 왔던 백화점이 퇴색하고 있다. 반면 미국인들의 생활패턴 변화와 품질 좋고 값싼 상품의 박리다매를 배경으로 월마트, 타겟 등 소매 체인점들이 백화점의 영역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백화점들도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객들이 백화점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화점은 자동차 문화가 아직 정착하지 않았던 19세기부터 근대까지 고객들이 도보나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해 한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스톱 샤핑 개념으로 큰 인기를 끌었었다. 또 고가의 고급제품을 취급하는 패션의 명가로 여성들의 내면에 은근히 자리잡고 있는 사치욕을 적당히 자극하며 소비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런 백화점의 개념이 요즘 퇴색해 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하는 현대인들이 주차도 힘들고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몇 안 되는 종업원의 서비스를 기다려야 하는 백화점으로부터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골라도 돈을 지불하려면 줄을 선 채 다른 고객들을 상대하는 종업원을 기다려야 하는 등 스피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백화점이 ‘시간 잡아먹는 기계’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운전만 한다면 간단히 원하는 물건을 값싸게 살 수 있는 동네 가게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며 특히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에게는 여유를 피우며 백화점에 들어가 시간을 낭비하기가 어려워졌다.
백화점들은 고객들의 이런 불평 사례를 접수하며 고객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격을 낮추는가 하면 폴로, 토미 필파이어, DKNY 등 소매 체인점에서는 구입하지 못하는 유명 브랜드만을 확보하고 자체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또 발레 파킹 편의까지 도모하며 주차 문제를 해결해 주고 물건값을 계산해 주는 전담 캐시어를 고용해 성격 급한 고객들의 구미도 맞춰주고 있다.
<문태기 기자> tgm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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