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국식의 소위 ‘국민경선’ 바람은 당초 예상보다 더 국민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정치사의 대통령선거, 또는 ‘대권도전’이라는 것이 대통령후보가 결정될 당시의 현직 보스, 즉 그당시 대통령의 ‘낙점’에 의한 ‘정권 넘겨주기’ 성격이 강했었기 때문에 경쟁을 통한 공정한 후보선출이라는 민주적 절차에는 익숙할 수가 없었고 또 국민들도 당연히 그런 것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누가 강권을 한것도 아닌데 야당도 아니고 여당에서 ‘국민 경선제’라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한국정치사에 전혀 새로운 길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본선거도 아닌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의 시작에 불과한데도 울산에선 누가 이겼느냐, 광주에선 누가 이겼느냐, 대전에선 누가 이겼느냐고 하와이에서도 물어보는 동포들이 있는 것을 보면 경선은 분명히 국민들의 시선을 붙들어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금 경선이 재미있게 보여지고 있는 것은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예측을 불허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태, 유종근 후보가 중도하차를 하긴 했지만 나머지 5명의 후보는 제각기 출신과 스타일이 천양지차이고 지역적 기반도 별로 겹치지 않을 뿐 아니라 2강 2중 1약 구도로 유권자들이 관전하기에는 최적의 상황으로 전개되어 있는 형국이다.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광주에서 지역감정의 망령과는 동떨어진 집계결과가 나온 것도 긍정적이고 대전에서 이인제 후보의 몰표에 노무현 후보측이 ‘누구나 고향기반이 있는 곳에서는 조금 더 표를 받는 것 아니냐’며 물고 늘어지지 않고 대범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매우 신선하게 보여진다.
후보간의 비방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여하튼 그동안의 고질적인 선거철 ‘추잡함’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모양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국민경선 바람을 보면서 정치, 또는 조직이란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된다.
국민경선이 실시되기 이전까지 민주당은 각종 게이트와 스캔들로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해 대선을 해보나마나 지는 분위기가 여론조사 결과 나왔었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 국민경선 바람은 유권자들의 신선한 시각을 붙들어매는데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만한 야당으로 비추어져 왔던 한나라당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그동안의 숱한 여론조사에서의 우세와 반DJ정서에 의지해 ‘차기 대통령은 따논 당상’이라는 식으로 별다른 개혁의지나 변화의 모습을 보여오지 않았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는 중진들이 당을 떠나고 경선조차도 출마후보가 없어 실시할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곤혹스런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거기에다 초호화 빌라 거주 사건도 쉽게는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 본국 정치권의 이러한 대비는 살아 움직이고 있는 조직과 나태와 오만에 빠져 있는 조직의 명징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하와이 한인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나 기업은 살아 남게 될 것이고 나태와 무사안일에 젖어 있는 조직이나 기업은 요즘처럼 힘든 경제환경에 더욱 생존하기 힘들다는 타산지석의 교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여하튼 지난주 본국의 한 정치 칼럼니스트는 ‘정치도 재미있을 수가 있구나’하는 것을 국민경선제가 보여주고 있다고 했는데 정말 최종 경선결과가 어떨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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