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지시를 잘 못 알아들어 엉뚱한 상황에 처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권씨는 말한다.
“어떤 아이들은 늦게 일어나면 아예 학교를 가지 않아요. 부모가 있어야 아침에 깨우기도 하고 잔소리도 할텐데 참견할 사람이 없으니 될대로 되라는 것입니다. 숙제가 밀리고 크레딧이 모자라 쫓겨나서 다른 학교로 전학하는 애들도 많습니다”
방과후 시간많아 탈선길
권씨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면 무조건 성공할 줄 아는데 아이들이 이곳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태를 알면 기절초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와 있어도 이 고생인데 아이들만 보내놓고 다 잘하고 있는 줄로 착각한 채 한국서 안심하고 있는 부모들을 보면 답답하다는 지적이다.
방과후가 제일 문제다. 학교가 보통 2시40분이면 파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 액티비티에 참가할 리도 없고 대낮에 집에 돌아오면 무엇을 하겠는가.
외로운 아이들이 만화방이나 PC방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고 권씨는 설명한다.
90%가 대학 제대로 못가
“학생 본인이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겠다는 의욕을 갖고 오면 성공하지만 한국서 못 하는 애가 미국 가서 될 거라고 생각하고 오면 큰 오산입니다. 도피성 유학은 아이들을 더 망치는 지름길이에요. 한창 나이에 부모 없이 와 있다보니 마약에 빠지는 아이들, 임신한 여고생, 공부 못해 쫓겨난 아이등 문제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도피유학은 모험이 아니라 절대 안된다고 강조하고 싶어요. 조기유학 와서 제대로 대학에 가는 학생은 10명중 1명이란 이야기도 많이들 합니다”
눈물 안흘리면 성공케이스
조기유학은 부부지간에도 못할 일. ‘기러기 아빠’인 남편 권영석씨(46)는 정형외과 의사인데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미국으로 떠나버리자 미국에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자신의 병원을 세놓고 다른 병원에 취직했다. 아예 집도 정리한 그는 취직중인 병원에서 숙식하면서 3개월에 한번씩 미국을 방문, 1~2주일정도 머무르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간다. 그래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사라 권씨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시기에 아빠가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힘들어도 조기유학 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할까?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대학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조기유학해서 잘 되는건 바라지 말고 땅을 치고 눈물 안 흘리면 성공한 것이라고요. 하도 실패한 케이스가 많아서 나온 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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