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덴버에 사는 전문직 여성 10여명이 고급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팸퍼드 셰프’ 홈 파티에 초대받았다. 함께 그 장소를 떠나며 "정말 필요한 것은 야채찜통이나 구리 냄비가 아니라 쓸만한 연장"이라고 입을 모았던 이들은 오늘날 처음부터 여성용으로 디자인된 망치, 나사돌리개, 전지가위, 정원용 장갑 등을 팔며 사용법도 함께 알려주는 온라인 회사의 설립자가 되어 있다. 이 회사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고객들이 막힌 하수구를 뚫거나, 부러진 의자에 풀칠을 해서 다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방도 개설되어 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집수리를 하고 있었지만 가게에서 파는 연장들은 도저히 맞지가 않았다"고 ‘탐보이 툴스’의 CEO인 수 윌슨은 말한다. "하드웨어 가게들은 여자 손님을 끌려면 남성용 연장에 핑크색만 칠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우리는 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압니다. 가볍지만 효율적이고 튼튼하고 저장하기도 좋고, 여자들의 작은 손에 딱 맞도록 디자인된, 전문가용 연장들이죠. 단 핑크색은 안됩니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가옥개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 집수리 제품 판매고는 1,876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 윌슨은 자신들의 시장 잠재력을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그 생각은 통계숫자들이 뒷받침해 준다. 미국 최대의 홈 임프루브먼트 체인인 홈디포와 로우즈에 따르면 두 회사 매상의 반은 여자 손님들이 구입한 것이다. 건축자재 제조사 오웬스 코닝의 1997년도 조사에서도 조사대상 여성의 65%가 집수리에 적극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전기드릴이 아버지날보다 어머니날 더 많이 팔리고 있고, 주택 소유 독신여성이 1999년에만 120만명일 정도로 증가하고 있으니 쓸만한 연장을 찾는 여성들은 늘 것이 확실하다.

’탐보이 툴스’를 함께 차린 윌슨과 친구들은 저마다 스스로 새는 수도꼭지를 고치고 담을 무너뜨려 본 경험을 가진데다 마케팅과 테크놀러지 등 창업에 필요한 기술들을 갖추고 있었다. 윌슨은 정원용품 도매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물품 구매 및 창고보관에 대해 잘 알았고, 건설회사를 가지고 있는 친구는 주택건축이 전문이었다. 나머지 두명은 웹디자이너였고, 또 다른 1명은 교사로 웹사이트에서 집수리를 어떻게 하는지, 쉽게 설명해줄 수 있었다. "그저 연장만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교육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연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단계 단계를 다 보여줍니다"

그래서 비즈니스는 반은 인터넷, 반은 ‘터퍼웨어’나 ‘팸퍼드 셰프’처럼 가정방문 판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홈파티에서는 기초적인 집수리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필요한 연장과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여자들끼리니까 편안해 합니다. 필립스 헤드 스크루드라이버가 뭔지도 모르느냐고 야단맞고 주눅들 일은 없으니까요"

2000년 2월에 설립된 ‘탐보이 툴스’가 11개월 후에 ‘www.tomboytools.com’을 인터넷에 올린 이 회사는 현재 세계 각지의 제조사들로부터 들여오는 발 받침으로도 쓸 수 있는 연장통, 못이 달라붙도록 자석을 붙여 손을 찧을 염려가 없는 망치, 눈금 대신 숫자로 표시한 줄자 같은 편리한 물품 보유량이 늘어가고 있다. 여자들이, 여자들을 위해 쓴 집수리 안내서는 베스트 셀러고 대화방을 통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