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의 상징인 고급 승용차 캐딜락이 변신을 꽤하고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캐딜락 SRX는 지금까지의 캐딜락과는 전혀 딴판이다.
캐딜락하면 세단이 연상되지만 이 SRX는 미니밴과 스테이션 왜건의 혼합형으로 일곱 명이 탈 수 있다. SRX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부드러운 곡선을 피하고 대신 날카로운 각을 강조했다. 이것은 바로 캐딜락이 앞으로 추구할 방향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미래지향적인 영화 ‘메이트릭스’에서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운전하면 어울릴 만한 차다.
내년 중반에 시판될 예정인 이 차의 가격은 4만달러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SRX는 GM(제너럴 모터스)의 고급차 디비전인 캐딜락이 추구하는 변화의 가장 최근 예에 지나지 않는다.
캐딜락은 얼마 전 고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에스컬레이드를 제작, 프로스포츠 선수들과 랩 음악계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은 캐딜락은 픽업트럭 시장을 겨냥, 지난해 11월 에스컬레이드의 픽업트럭 모델인 EXT를 내놓았다. EXT와 CTS 세단은 메이트릭스의 속편 ‘메이트릭스 릴로디드’에도 등장한다. 캐딜락은 또 스텔스 폭격기를 연상시키는 2인승 스포츠카 XLR을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5년 전까지 만해도 단일 차종으로 세단만 생산하던 캐딜락은 현재 전차종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과연 캐딜락에게 득이 될지 아니면 고급 세단 메이커로의 선명했던 이미지를 흐릴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다수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캐딜락이 젊은 구매자층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러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한다.
"20년 전 미국 고급차의 전형적인 크기는 드빌 같은 대형 모델이었다. 당시 이 차종의 연간 판매량은 100만대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0만대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캐딜락의 제너럴 매니저 마크 래니브의 말이다.
드빌 시대 이후 자동차 업계는 스포츠 유틸리티 분야에 눈을 돌렸다. 고급차 메이커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머세데스 M-클래스, BMW X5가 경쟁에 합류했고 BMW Z3같은 소형 스포츠카와 렉서스 SC 430도 인기를 끌었다.
캐딜락은 BMW 7시리즈 같은 사회적인 신분을 나타내는 차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몰렸지만 모회사인 GM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과 픽업트럭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자 캐딜락도 같은 방향으로 선회하게 된 것이다.
일반차량보다 고급차량의 이윤폭이 크기 때문에 고급차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졌다. 고급차 메이커가 늘어나면서 가격경쟁도 심해졌다. 또한 과거 고급차 메이커가 소수였을 때 누렸던 독점적인 지위도 상대적으로 보편화됐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모든 차종을 생산하면 각각의 고유한 특징은 사라지게 된다"
캐딜락을 비롯, GM에 자문을 제공하는 심리학연구소 아키타입 디스커버리스의 클로테어 라파우 회장의 말이다.
"가장 두드러진 미국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규모가 큰 것이다. 캐딜락이 추구해야 할 방향도 바로 이것이다. 에스컬레이드 같은 모델에 치중하고 소형 스포츠카 시장에는 손대지 말아야 한다"
라파우는 덧붙인다.
캐딜락이 공략하려는 가장 중요한 소비자층은 현재 렉서스, BMW, 머세데스를 구입하는 베이비붐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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