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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세철 논설실장>
훌리건(hooligan)이란 영어 단어는 깡패, 불량배, 망나니 등 뜻으로 사전에 정의돼 있다. 이말에서 유래된 홀리거니즘은 경기장에서의 과격 팬들의 난동행위를 의미한다.
특정 팀을 응원한다기 보다는 응원을 빌미로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싸움판을 벌이는 훌리거즘이 본격 선보이기 시작한 게 지난 60년대부터다. 이후 훌리거니즘은 날로 극성, 축구장의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축구경기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는 대부분 훌리거니즘에서 비롯 된 것으로 지난 85년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챔피언 리그 결승전에서 발생한 양 측 팬들간의 충돌로 39명이 숨진 사건이 그 대표적 사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자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한 문제도 바로 훌리거니즘이다. 그렇지않아도 테러가능성에 신경이 곤두 서 있는데 홀리거니즘이라도 발생 할 때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치닫을 수도 있어서였다.
축구는 유난히 내셔널리즘이 강한 경기다. 거기다가 전투를 연상케 한다. 자국팀 선수가 슈팅을 해 상대 골네트를 가를 때는 마치 적의 성루를 함락하는 착각을 불러오는 게 축구다.
그러므로 축구경기, 그것도 국가대항전 형식인 월드컵 경기가 열렸다 하면 훌리건들의 폭력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대회의 경우 삼엄한 경비 때문인지 아직 이렇다 할 축구장내 난동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장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러시아 대표팀이 일본에게 패배하자 대규모 소요가 발생했다. 모스크바의 한 일본식당에는 러시아판 스킨헤드족이 난입해 기물을 부수는 난동을 벌였다는 것. 군중소요로 두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다.
중국서도 비슷한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과열’을 우려, 당국이 브라질과의 경기 중계전광판을 끄자 삽시간에 난동이 발생한 것이다.
16강행이 걸린 한국과 미국 팀간의 경기가 벌여졌을 때 우려된 것도 대규모 난동사태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몰려드는 붉은색 인파가 수십만이다. 그런데 한·미간에는 미묘한 냉기류가 형성돼 있다. 이 와중에 일부 학생들이 반미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경기가 과열될 때 반미시위가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이다.
그러나 기우였다. 70여만의 거리 응원단은 경기가 끝나자 질서정연하게 귀가했다. 아무일이 없었다.
한국축구는 이날 분명히 아주 소중한 승점을 기록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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