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산타모니카 칼리지의 졸업식은 제이미(29, 잉글우드 거주)에게는 죽음같은 삶에서 벗어나 일상인으로 복귀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그는 2년 과정의 칼리지를 무려 11년만에 마쳤다. 그중 1년 과정에는 무려 9년의 세월과 피땀, 눈물을 쏟아 부었다. 아직도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멀었지만 칼리지 과정을 무사히 마친 것은 그나 가족, 또 의료진들에게도 기적이었다.
범인의 보복이 두려워 자신의 이름을 완전히 밝히기 거부한 제이미는 11년전 차창을 뚫고 들어와 그의 머리를 꿰뚫은 강도의 총알에 자신의 꿈을 반납해야 했다. 사건당시 18세로 카슨 고교의 인기만점의 스타 야구선수였던 그는 하버칼리지에 재학하며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던 건장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오던 그는 차 뒤 유리창에 쏟아진 총알세례를 피하지 못했다. 총알에 관통당한 그는 6개월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말도 못하고 걸을 수도 없었다. 뇌를 다쳐서 의식도 초등학생수준도 안됐다. 의료진도 부모도 그가 재활해서 ‘사람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퇴원후 집안에 쳐박혀 죽은것과 다름없이 살던 그에게 모친은 ‘뭐든지 할 수있다’며 재활의지를 북돋아줬다. 의료진들도 그에게 산타모니카 칼리지에 1980년부터 개설된 ‘뇌관련 장애자를 위한 중고교 및 대학과정’에 등록하기를 권했다.
당시 그에게 칼리지 졸업은 꿈과 같은 먼길이었다. 60여 등록자들은 대부분 자동차사고나 종양, 뇌졸중, 낙상, 총상등으로 뇌를 다쳐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재활과정의 하나로 이를 택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93년부터 칼리지 과정을 시작했다. 고통스런 길이었지만 그와 모친은 함께 힘을 합했고 얼마전부터는 혼자서 버스와 메트로를 이용해 통학하면서 산티모니카 초등학교에서 튜터로 일도 하고 있다. 가끔 그가 낙심하는 점은 자신이 비정상임을 잊고 더 많은 클래스, 더 많은 일을 하려다 제대로 못하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다.
“면전에서 문이 닫힌다 하더라도 나는 계속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앞으로 프리스쿨에서 교사로 일을 하다가 종합대학으로 편입, 교사자격증 취득 코스를 거쳐 초등학교나 중고교 교사로 교단에 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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