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한인사회를 흥분과 감격으로 몰아넣은 월드컵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한인들은 이 축제를 통해 자긍심과 결집력, 정체성이라는 값진 자산을 얻었다. 반면 월드컵이 끝나자 갑자기 몰두할 대상을 놓쳐 버려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 하며 ‘월드컵 금단증세’를 호소하는 한인들도 많아 치유도 과제로 떠올랐다.
우선 응원열기에 있어서 한국전이 열리는 날이면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도 밤잠을 반납한 한인들의 응원인파도 수 백 단위서 만 단위를 넘어서는 등 남가주의 산불 처럼 확산됐다.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데는 남녀노소, 1세와 2세의 구분도 무의미했다.
한인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모여 하나된 모습을 보여준 것은 4.29폭동 직후의 평화 대행진 이후 처음으로 그때의 치유의 몸부림이었다면 이번은 ‘붉은 함성’의 페스티벌이었다.
29일 새벽 월드컵 기간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응원행사가 열린 스테이플스 센터에는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태극전사들의 마지막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는 한인들이 몰려 1만8,000여석의 좌석을 순식간에 메우며 붉은 바다를 만들어냈다.
이날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공진일씨는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 언제 이런 감격과 자부심을 느껴보았는가”라고 반문하며 “한인이라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 태극전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단체 응원행사에 계속 참가했다는 김재호씨는 “월드컵을 계기로 모처럼 한인사회가 단합된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다운타운 ‘다이아몬드 어패럴’의 주은혜씨는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면서 “월드컵은 1세 부모와 2세 자녀의 벽을 허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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