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악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사진)에게 수모와 불명예가 쏟아지고 있다. 주요 스포츠 전문지나 웹사이트에서 선정하는 전반기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
우선 ESPN.com의 제이슨 스탁 기자는 전반기 각 부문별 최고선수와 최악의 선수를 꼽는 내용의 컬럼에서 전반기 아메리칸리그(AL) ‘사이 역상(Cy Yuk Award- 사이 영상의 반대)’ 수상자로 박찬호를 꼽았다. 선정 이유도 박찬호 입장에서 듣기에 신랄하기 그지없다. 박찬호가 케빈 브라운, 마이크 햄튼과 함께 투수에게 평균 1,300만달러이상의 계약을 내주는 것이 얼마나 바보짓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는 말로 시작한 그의 평가는 박찬호를 ‘올해 최악의 프리에이전트’로 규정하기에 이른다. 지난 5월 이후 방어율이 8.0이하로 내려가지 못했고 적지에서 리그경기를 이겨본 적도 없으며 2연승을 하거나 승률 5할 이상 팀을 이겨본 적도 없다. 또 야간경기 성적은 0승4패, 방어율 9.86에 달하며 피안타율은 무려 3할6푼4리. 특히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있을 때 장타 허용률은 무려 7할8푼2리에 달한다. 한마디로 너무도 어글리한 숫자들이라는 혹평이다.
권위있는 스포트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제프 펄만 기자는 ESPN과 비슷한 개념의 안티 올스타(Anti-All-Stars)팀을 꼽으면서 역시 박찬호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예 텍사스 레인저스 투수진 전체를 AL ‘올-더드(All-Dud)’팀 투수부문 수상자로 꼽았는데 “무거운 짐(고연봉·높은 기대·높은 방어율 등등)에 시달리고 있는 박찬호를 누가 좀 도와주라”는 코멘트를 붙였다. 박찬호가 레인저스 피칭난의 주원인임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한편 팍스스포츠의 인터넷 사이트는 올-스팅커스팀(All-Stinkers Team) 선정을 위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데 8일 오후 4시(LA시간) 현재 박찬호가 마이크 햄튼(콜로라도 로키스)에 이어 선발투수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햄튼을 내셔널리그 최악의 선발투수, 박찬호를 AL 최악으로 꼽은 ESPN 평가와 일치하는 결과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박찬호가 주류언론의 타겟이 된 것일까. 물론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그에 대한 기대나 관심이 많았다는 반증도 된다. 6,500만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리그를 옮긴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목대상이 됐기에 성적 부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증폭돼 나타나는 것. 하지만 이래저래 박찬호로선 후반기에 수모를 만회하고 명예회복을 해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난 셈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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