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간 가꾼 신혼집 산불에 날아가다니 …’
12일 결혼식을 올리는 로레나 아세베도와 마이크 제발로스(뉴홀 거주) 커플에게는 결혼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벼르고 별르며 기다려왔던 신혼여행도 뒤로 미뤘다. 결혼식을 마치고 꿈같은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같이 살아 갈 집과 가구, 소지품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기 때문.
이들이 1년전에 함께 마련하여 그동안 꼼꼼히 수리하고 치장해왔던 뉴홀의 주택은 지난 8일 플라서리타 인근 잡목숲에서 발화되어 302에이커를 태웠던 산불에 그만 전소되고 말았다.
5시간이나 프리웨이가 폐쇄된 가운데 500여명의 소방인력이 동원되어 10피트 높이 이상으로 넘실대는 불길을 잡기 위해 전력을 다한 결과 인근 200여채의 주택은 무사했으나 그들의 주택만은 화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산불이 진화되기까지 다른 100여 가정과 함께 대피해 있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온 이들은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상황에 아연실색했다. 결혼식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닥친 불행을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이었다. 신부 로레나는 결혼식 당일에도 불속에 사라진 드림하우스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질금거렸다.
“아직도 믿을 수 없어요. 둘이서 어떻게 마련한 보금자리인데요”라고 말하는 그들은 그러나 이 집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거실과 침실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부엌과 패밀리룸은 아직 모양이 남아있고 타고 다닐 자동차가 있으니 폐허가 된 집에서 살면서 재건해나가겠다는 것.
그들 커플의 그같은 재건의지의 이면에는 당일날과 다음날에 화재 피해자인 그들에게 보여준 주변사람들의 훈훈한 인간미가 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몰려와 그들을 위로했고 물에 푹 젖어 넝마가 된 잔해를 일일이 뒤지며 쓸만한 물건을 찾아주면서 같이 밤을 새웠다. 이들은 “이번 재앙을 통해 잊고 있었던 인간애를 찾았다는 것도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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