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벤추라 주지사, 재선포기 후 진로에 관심 집중
특수부대, 레슬러 출신… 개인명성 추구로 인기 급락
제시 벤추라, 사각의 링에 복귀할까. 전직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유명한 미네소타주 제시 벤추라 주지사가 최근 주지사출마를 포기, 중대한 기로에 직면해 있다. 올해로써 임기가 만료되는 제시 벤추라는 7월말까지 주지사 재선여부를 결정해야 할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돌연 출마 포기를 선언, 화제를 모았다. 얼마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 나타난 벤추라에 대한 미네소타 유권자들의 지지율 43%는 그가 1998년, 3자 대결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최저였다.
벤추라의 인기도 급격한 하락은 현재 미네소타주의 핫이슈로 부상한 주예산 위기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또, 벤추라가 주정부의 현안을 뒤로 한 채, 각종 개인적 관심사에 몰두해 왔다고 느끼는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결과일 수도 있다. 여기에다, 벤추라 주지사와 지역언론과의 불편한 관계, 특히 그가 기자들을 ‘어용주구들’이라고 폄하한데 따른 업보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대중선동가적인 벤추라의 화끈하고 직설적인 화법과 무모함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결과 유권자들이 주지사 벤추라에 대한 존경심을 상실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한다.
인기하락의 정확한 원인이 무었이든지 간에,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벤추라의 특장으로 여겨왔던 전직 프로레슬러의 파격적 스타일이 과연 주지사 자리에 적합한지를 놓고 재평가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개혁당 소속이자 현직 무소속 주지사 제시 벤추라가 제 2기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할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했었다.
벤추라의 비판자들은 물론, 기존의 지지자들 중 일부도 벤추라가 정치가로서의 기반을 상실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자리를 겨냥하고 있는 미네소타 주상원의원 로저 모는 이렇게 비판하고 나섰다.
“벤추라는 조직적으로 모든 사람을 학대하는 사람이다. 그는 입법부를 향해서나 언론계를 향해서나 인간적 선의를 갖고 있지 않다”
기성 정치인들과는 딴판인 벤추라의 신선함과 파격이 시간이 흐를수록 유권자들의 눈에 상스럽고 창피스런 면으로 부각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민주당 주지사 후보 베키 로리 여사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다.
“제시 벤추라는 주정부 예산위기라는 현실에 봉착해 있었다. 유명 스포츠인 출신 주지사에 대한 환상이 깨어진 것이다. 벤추라는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그 와중에서 발생하는 증오를 이용하는 잘못된 정치인이다”
일반 유권자들 가운데서도 제시 벤추라가 지난 4년간 주지사로서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벤추라는 자신의 책 판촉활동이나 프로레슬링 심판활동, 또는 단명했던 XFL 풋볼리그 해설자에 이르기까지, 주지사 재임 기간중 틈만나면 자신의 명성을 이용한 과외활동에 자주 관여해 왔다.
벤추라는 항간의 그같은 비난을 일축한다.
벤추라는 자신이 그동안 세금감축, 주정부의 경량화 및 효율화 같은 주요정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그의 정치적 비판자들까지도 벤추라가 효율적 작은 주정부를 운영해 왔다는데 동의한다. 또, 소위 ‘제시 수표’로 알려진 세금환불 정책은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많은 주와 마찬가지로 미국경제가 전반적인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벤추라 역시 2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적자라는 최대의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벤추라는 세금인상과 학교예산 감축을 포함한 일련의 타개책을 내놓았으나, 학교예산 감축안은 주의회의 반발을 받았다.
벤추라는 무소속인 자신에 대한 주입법부의 심한 반대가 공화당과 민주당간 정책연합을 가능케 했다고 말한다.
주정부의 예산적자 해결을 위한 학교예산 감축 및 주정부 예비예산 확대를 골자로 한 방안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전례없는 합의를 연출한 것이다.
벤추라는 이 플랜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했으나, 양당간 공조에 의해 그의 비토권은 결국엔 묵살되고 말았다.
벤추라는 최근의 저조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여론은 바람같은 것’이라며 큰 비중을 두려 하지 않았었다.
자신이 98년 선거에서 37%의 지지율로 당선된 것을 고려할 때, 40%를 넘는 지지율도 그렇게 낮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나의 정책보다는 인간측 측면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항상 조끼정장을 한 틀에 박힌 정치인상에 익숙해 있다”
벤추라는 이렇게 강조한다.
자신의 말대로 벤추라는 전형적인 정치인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일각에서는 벤추라 주지사가 연방상원 자리를 노린다는 소문도 있으나, 벤추라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 때, “제시 ‘더 바디’ 벤추라”로 유명했던 프로레슬러 벤추라는 예상을 뒤엎고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 정계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제 그 무대를 스스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미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실즈’출신이기도 한 독특한 성격의 벤추라가 주지사를 그만두고 다른 차원의 정계나 방송계 진출을 시도할 지 아니면 스타의 토대를 내린 프로레슬링 세계로 컴백할 지 두고 볼 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