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의 호투가 헛수고로 돌아갔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잘 던졌건만 억세게도 운이 없다.
박찬호는 21일 오클랜드 A’s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 시즌 최다 8이닝을 던졌다. 131개 투구로 탈삼진 5개, 피안타 5개, 사사구 5개(볼넷 4개, 몸에 맞은 공 1개)를 기록, A’s 타선을 2실점으로 막으며 선전했다. 그러나 방어율을 6점대(6.75)로 끌어내리며 팀 8연패 탈출의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한 대가는 고작 3승5패 전적 유지에 불과 했다. 2대2로 맞선 8회말을 끝으로 승패에 관련 없이 또 빈손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아직도 제구력에는 문제가 있지만 박찬호의 위기관리 능력 하나만은 알아줘야 한다. 박찬호는 이날 호투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에이스의 자존심을 찾아가고 있다.
타선이 안겨준 2대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후안 곤잘레스의 2점 홈런 덕분에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말 첫 타자인 마크 엘리스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뒤 스캇 헤티버그에게 3루타를 맞아 즉시 1점을 돌려줬다. 그리고는 미겔 타헤다의 내야땅볼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그 뒤로는 ‘0’의 행진만 계속됐다. 박찬호는 2회말에도 라몬 에르난데스를 볼넷, 테렌스 롱을 안타로 내보내 2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엘리스를 내야 땅볼로 잡아냈고, 3회말에는 첫타자 헤티버그에 2루타를 맞은 뒤 실점 위기에서 헤어났다.
4회말을 볼넷 1개에 삼진과 범타로 넘긴 박찬호는 5회말 1사 1루에서 병살타를 유인해내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고, 6회말에도 에릭 차베스에 2루타를 맞은 뒤 폭투에 포볼이 따랐지만 롱을 범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박찬호는 7∼8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뒤 9회말 마운드를 후안 알바레스에 넘겼고, 레인저스는 연장 대접전 끝 불펜 투수들의 호투와 연장 12회초 1사 만루에서 터진 이반 로드리게스의 적시타와 마이클 영의 희생플라이로 5점을 뽑아내 7-3으로 승리, 지긋지긋한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비록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지만 오랜만에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 박찬호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26일 같은 A’s를 상대로 6번째 시즌 4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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