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문화에 생소한 한인들은 특히 부부간이나 가정사 문제는 더더욱 남에게 내놓고 이야기 하는 것을 꺼린다. 친지나 이웃들도 아무리 친분관계가 깊다고 해도 남의 가정사에 관여하는 것을 금기로 여겨왔다.
그러나 미국사회는 남의 집 가정사에도 정부나 커뮤니티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런 문화적 차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인들은 가정문제가 불거지기 전 사전예방을 하기보다는 사후약방문으로 문제를 확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마키키에 거주하는 S모씨의 경우 몇달전 집에서 와이프와 한판 벌인 부부싸움이 화근이 되어 경찰이 출동하고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하는 소동을 벌인후 현재 ‘차일드 앤 패밀리센터’에서 실시하는 가정폭력과 관련된 15주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경제적, 시간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이 강의 이수명령을 자칫 소홀히 했다가는 수감생활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나 막상 교육내용이 자신은 물론 부부생활에도 유익한 것이라는 위안을 삼으며 열심히 출석하고있다는 것.
일주일에 한번 2시간씩 15주에서 20주까지 이어지는 가정폭력에 관한 강의는 부부간의 대화법, 감정을 다스리는 법등을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토론하고 응용하는등 적극적인 상담치료를 하게 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있는 수강생들의 비중은 필리핀계와 사모안계가 많고 부부나 자녀들을 구타한 남자들도 있지만 남편에게 폭언이나 구타를 가한 여성과 매맞아 오는 남성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 영어가 부족한 이민자들의 경우 강의내용을 통역 서비스받고 있는데 일부 한인들도 현재 통역의 도움으로 강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S씨를 비롯해 이곳에서 지난 4년간 통역업무를 하고있는 윤 훈씨는 "이곳에 오는 한인들 대부분이 실제로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만큼 중증인 경우는 드물다"며 한인사회 가정문제 상담기관의 활동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즉 가정폭력으로 법원 판결까지 받게되는 한인들 대부분이 미국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언어장애까지 겹친 상태에서 순간적인 격한 감정으로 경찰과 대면하다 보니 문제가 악화된 경우였다"고 전했다.
즉 이런 한인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교회나 커뮤니티 봉사단체의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 완충역할을 한다면 한인들의 가정문제는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고도 대부분 원만하게 해결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가정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는 10월 한인 가장들을 위한 ‘아버지학교’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에아 한인연합감리교회 김호용목사는 "청소년및 부부간 모든 가정문제의 근원은 가정의 기둥을 이루고 있는 부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가정문제들이 상담기관의 카운슬링으로 문제가 일시적으로 해결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 해결은 결국 종교적 동기에 의한 개개인이 변화하는 체험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 한인 이민가정 문제 해결에 종교기관의 역할 중요성을 시사했다.
한편 차일드 앤 패밀리센터에서 가정폭력 관련 통역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윤 훈씨는 한인들이 가정문제와 관련 자신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돕겠다며 자신의 셀룰러 폰(392-5577) 공개를 허용했다.
<신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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