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영어연수 중인 부산지역 초등학생 기사(본보 26일자) 가운데 이들이 고급 호텔에 단체투숙하고 있다는 대목에 대해 독자 몇 분이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유학생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K모씨는“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호텔에 묵으며 연수하는 아이들의 정신자세가 틀려먹었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어학연수의 큰 취지가 미국인 가정에 머물며 산 영어를 배우자는 것인데 호텔 방에서 저희들끼리 어울리며 한국말을 할 바에야 무엇 하러 비싼 돈 들여 미국까지 왔냐고 반문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시애틀의 한 주부는“여름방학에 어학연수 다녀오지 않은 아이들은 개학 후 왕따 당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무리해서라도 자녀를 미국에 보낸다는 기사를 읽고 어처구니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이 가니까 덩달아 가는 식의 연수가 무슨 효과가 있겠냐며 이 아이들은 연수가 아닌 관광여행을 온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특히“한국 학부모들이 돈은 더 들더라도 아이들이 편하게 호텔에 투숙시켜주는 것을 선호한다는 대목에 울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돈이 더 들더라도 아이들을 미국인 가정에 민박시키는 것이 더 교육적”이라고 지적한 그녀는“고급호텔에서 잠자며 영어 배우는 본국 아이들의 얘기를 내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고 따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독자는 이들 어린이를 호텔에 투숙시키는 것이 비용이나 관리상 이롭다는 관계자들의 말이 일리가 있을 지 모르지만 “한인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이 많은데 매리옷 계열의 고급호텔을 택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인사회가 불경기일수록 한국 방문객들이 한인업소를 많이 이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시애틀 지역 한인 노인들이 단체 모국방문을 떠났을 때 고급 숙박시설 이용을 자제했었다. 여름방학에 모국에 연수 가는 시애틀 한인 어린이들도 기숙사 아니면 자매학교 어린이들 집에서 민박한다. 본국 학생들의 시애틀 지역 연수를 알선하는 관계자들이 방문일정을 계획할 때 이 곳 한인들의 정서를 고려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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