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탁소·테리야끼 등 주요 한인 업종 20~30%씩 매상 줄어
미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서북미 지역이 여전히 전국 최고수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인업계는 심한 불경기 몸살을 앓고 있다.
한인들의 주업종인 세탁소 및 그로서리 뿐만 아니라 모텔·델리·테리야끼 등 다른 업종들도 매상이 크게 줄었다고 한숨이며 덩달아 술집들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탁소의 경우 작년보다 매상이 10~20% 정도씩 줄어 폐업하는 점포까지 생기고 있으며 델리나 테리야끼 식당들도 20~30%씩 매상이 떨어져 많은 업소들이 근근히 비즈니스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 증가율보다 세탁소가 턱없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드라이 클리닝 주고객인 화이트 칼라의 발길이 많이 줄었고 일부 직장에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하는 날까지 생겨 이래저래 타격이 크다”고 한 세탁업자는 토로했다.
시애틀 다운타운서 델리업소를 운영하는 K 모씨는“닷컴 회사들이 추풍낙엽처럼 도산하는 바람에 사무들이 텅텅 비어 작년에 비해 손님이 40%나 줄었다”며 점포 매입 시 받은 융자금을 상환하기에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테리야끼 식당들도 대부분 장사가 잘 안돼 새 메뉴를 고안해 내거나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등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랜차이즈 호텔이나 관광지 주변의 모텔들은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는 편이지만 한인들이 많이 운영하는 도심지의 중소규모 모텔들은 손님이 많이 떨어져 모텔마다 세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동자 수리업도 예외는 아니다.“차가 굴러가면 그럭저럭 견디는 사람들이 많아 차를 수리하러 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고 장거리 여행가기 전에 미리 첵업하는 손님조차도 드물다”고 C모씨는 말했다.
그 동안 불경기에도 활기를 유지해왔던 주택 부동산 경기마저 최근 들어 주춤하자 부동산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또, 세탁소와 델리 등 주류사회 고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한인 비즈니스가 위축되자 한인 식당이나 술집들까지도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한산한 편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의원은“한인 비즈니스가 위축돼 각 단체들도 예년에 비해 기부금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단기간 내 한인사회의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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