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고생 이민자, 시민권 신청하다 전과 밝혀져
청소년으로 밀입국한 후 20여년간 온갖 역경을 헤치며 아메리칸 드림 성취를 눈앞에 뒀다가 뜻밖에 추방명령을 받은 한 히스패닉 이민자에게 주지사가 제 2의 기회를 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학교나 병원은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엘살바도르의 한 벽촌에서 태어난 호세 카를로스 크루즈(36)는 15세 때 멕시코 국경을 넘어 워싱턴주 코넬의 아스파라가스 농장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밀입국 5년만에 사면으로 영주권을 딴 크루즈는 직장을 전전하며 열심히 일해 매주 30달러씩 저축, 농장 일꾼들에게 음식을 판매하는 이동 밴 식당을 운영하는 등 나름대로 사업기반을 잡았다.
크루즈는 97년 야키마 이민국에 시민권 시험을 보러갔다가 뜻하지 않은 일을 당했다. 그의 영주권을 유심히 살펴본 이민관이 그의 팔에 수갑을 채운 것이다. 미성년자 강간이 그의 죄목이었다.
크루즈는 24세 때 동네 댄스 파티에서 첫눈에 반한 17세의 리니를 만나 사귀었다. 하지만 리니의 실체는 보호소에서 탈출한 14세 미성년이었다.
크루즈는 미성년자 접촉 및 3급 아동강간 혐의로 기소돼 120일의 사회봉사, 36개월의 보호감찰, 24개월의 성범죄자 통원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을 언도 받고 이를 수료했다.
크루즈는 그후 또래의 멕시코 여성과 결혼, 세 자녀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오다가 그날 이민국으로부터 전과기록이 문제돼 청천벽력 같은 추방명령을 받은 것이다.
크루즈는 최후의 방법으로 게리 락 주지사에게 사면을 청원했다. 현행법상 추방명령을 받은 비 시민권자의 구제는 주지사의 사면으로만 가능하다.
사면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리니가 출두, 자신은 결코 피해자가 아니며 크루즈를 진실로 사랑했고 그는 건실한 사람이라고 증언했다. 마침내 사면위원회의 건의를 받은 락지사가 지난달 크루즈의 사면을 결정했다.
크루즈는 법정투쟁을 벌인 지난 5년간 미국이 자신에게 제 2의 기회를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최근 이민국에 새로 시민권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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