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정열적이요 로맨틱한 연애시 같은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작품으로 사랑과 동경, 열정과 집념 그리고 비운이 글이 되고 그림이 되어 가슴을 사로잡는다. 영화 제목처럼 보는 사람이 작품 속 두 남녀와 함께 100여년 전 두 연인 시인의 불타는 듯한 사랑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는데 사랑의 힘이란 시공을 초월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용과 모습이 모두 스타일 좋은 지적이요 감정적인 이 연애영화를 감독한(각색 겸) 사람은 다소 놀랍게도 닐 라뷰트. 그는 ‘남자들의 무리’와 ‘당신의 친구들과 이웃들’에서 사랑하기 힘든 도시인들의 비정한 심리를 가차없이 묘사했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은 A.S. 바이얏의 소설.
시와 글(편지)이 지닌 뜨거움과 로맨틱한 성질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그린 사랑 지상주의의 영화이기도 하다. 오랜 과거의 두 연인의 관계의 실마리를 찾는 현재의 두 남녀의 이야기가 시간여행의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 사건의 단서를 찾는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계관시인 랜돌프 헨리 애쉬(제레미 노댐)를 연구하기 위해 영국에 온 미국인 문학가 롤랜드 미첼(아론 에카르트)은 도서관 책갈피에서 떨어진 랜돌프의 연애편지를 발견한다(여태껏 아무도 이것을 발견 못했다는 사실이 이해 난감이지만). 롤랜드는 이 글이 랜돌프가 여류 시인이었던 크리스타 벨 라몬트(제니퍼 엘)에게 보낸 연애편지라는 심증을 굳히고 자기를 도와주는 영국 여인 문학연구가 모드 베일리(그위니스 팰트로)와 함께 100년 전 두 시인 연인의 관계를 추적한다.
현재의 두 사람은 착실한 남편이었던 명문가 랜돌프가 어떻게 해서 레즈비언이었던 크리스타와 서로 정열을 불태웠는가에 대해 마치 탐정이 사건을 풀어가듯이 파고든다. 롤랜드와 모드가 과거 연인의 관계를 추적하면서 랜돌프와 크리스타의 얘기가 현재의 두 남녀의 얘기와 교차 묘사된다.
롤랜드와 모드는 랜돌프와 크리스타가 주고받은 연서의 뜨거운 사랑과 금지된 욕망 그리고 간절한 그리움에 사로잡혀 과거 연인들의 행적을 뒤지면서 어느새 자기들도 모르는 새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롤랜드와 모드가 과거의 두 연인처럼 사랑하고 주저하고 다투고 물러서면서 과거의 거울 속에 현재로서 투영된다.
좀더 랜돌프와 크리스타의 얘기가 충분히 표현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문학적 위트와 심미감, 열병 앓는 로맨스와 동경과 운명감이 가득한 멋있는 작품이다.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방법이 매우 세련됐고 기묘하다. PG-13. Focu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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