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아 전쟁 말엽 일선 지구에서 귀국하여 총사령부에 근무하던 어느 장군의 집무실에 초등학교 동창생인 한 친구가 방문했다. 그 친구는 만나자마자 “야! 정말 출세했다! 초등학생 때 공부는 잘했지만 너의 집은 가난했고 매일 나한테 터져서 코피 흘리며 울던 오줌싸개가 장군이 되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사관학교에 갔더라면 너보다 더 출세했을 텐데 참으로 후회된다”등등의 수다로 말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은 듣고만 있다가 “그래 용건이 무언가?”라고 물었다. 그는 “실은 취직을 부탁하려고 왔는데 높은 자리 있을 때 좋은 자리 알선해 주게”하며 간곡히 말을 건넸다. 장군이 말하기를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10보 물러서서 나를 향해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라. 그러면 나는 네가 한 걸음 옮길 때마다 권총으로 쏠 테니까 네가 살아서 내 앞에 도달하면 너의 청을 들어주겠다”라고 하자 그는 기겁을 하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나라의 장군이 되기까지에는 수 없는 사선을 넘어야 했다는 뜻이다.
요즘 한국 정치권에서는 장군출신과 부사관(하사관)출신을 정치사기행각의 무대에 올려놓고 신나게 이전투구를 연출하고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의 진위에 대해서는 이미 식상이 되어 관심이 없다. 다만 정치권에서 장군과 하사관을 끌어들여 더러운 정쟁의 드라마에 주·조연역을 맞게 해서 온갖 추태를 부리게 하는 것에 대해서 예비역 장군으로서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중지시켜 주길 바라는 뜻에서 말하는 것이다.
소위 민간 정부라 할까 문민정치가 출범한지 근 10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 정치체계가 민주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춘추시대 손자는 그의 병법에서 “사람의 거동에 따라 그 생사가 좌우된다는 별의 이름 사명에 비유하여 전시에 장군의 일거수 일투족은 인민들의 생사를 가름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전국시대 병학가 사마양저는 “장군은 몸이요, 장교는 팔다리요, 하사관은 손가락과 같다”고 했다. 이와 같이 장군의 권위를 정치권에서 보호해 주기는커녕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있는 실정에 대해서 심각하게 문제의식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을 숭상하고 무를 천시하는 사상으로 인해 1907년 8월에 조선군이 일본군의 강압에 의해 무장해제와 부대해산을 당하여 나라가 소멸되었던 참극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첨언컨대 정치권에서 진정한 애군정신으로 병역비리를 발본색원할 의사가 있다면 병역을 기피한 자들보다 군적을 갖고 권력과 금력으로 집에서 군복무를 마치는 자들이 더 복무의욕을 상실케 하고 군의 기강을 문란케 하므로 차제에 모두 색출해서 엄벌에 처해줄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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