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들 장단점 몰라 혼란…‘명분보다 실리’주장도
SAT-II 한국어 시험이 한국어를 미국 학교의 정식 외국어 가운데 하나로 정착시키려는 당초 목적과 달리 영어 능력이 부족한 한인 학생들의 득점 돌파구로 전용되고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SAT 시험을 주관하는 대학위원회(College Board)가 지난달 말 공개한 SAT 성적 집계에 따르면 SAT-II 한국어 시험 응시자들은 평균 740점(800점 만점)의 고득점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본보 8월28일자 보도).
이들 한국어 시험 응시생의 SAT-I 영어 평균 점수는 전체 외국어 시험 응시자의 영어 평균 점수 중 가장 낮아 갓 이민 왔거나 영어가 미숙한 한인 학
생들이 부족한 영어 점수를 보충하기 위해 많이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
다.
재미 한인학교 협의회 산하 한글학교들은 한인 자녀들의 SAT-II 한국어 시험 응시를 독려하기 위해 매년 모의고사를 실시해오고 있으며 한인사회 언론들도 이 시험에 관해 계속 홍보해 왔다.
그러나 많은 한인 학부모들은 SAT-II 한국어 시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전공을 위해 다른 외국어나 학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를 놓고 혼돈을 겪고 있다.
고교생 딸을 둔 우든빌의 이 모씨는“SAT-II 한국어 시험이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자세히 아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다”며 한국서 오래 살았던 응시생들의 점수가 워낙 높아 한글학교서 웬만큼 배워서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한글학교 관계자들도 SAT-II 한국어시험 지원 차원에서 이 시험을 학생들에게 독려하고는 있지만 실상 대학 진학 후의 한국어 실용도에는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국제무역이나 한국학 관련 전공을 한다면 몰라도 실제 대학공부나 사회생활에서 한국어의 실용도는 그리 크지 않아 한국어 시험을 꺼리는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SAT-II 한국어 시험은 원래 한국어를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 등처럼 미국 내 정식 외국어로 굳히기 위해 시작된 것이지만 매년 일정수의 응시자를 유지해야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한인 학생들의 응시가 독려돼 왔다.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한국 관련 전공을 하지 않을 바에는 한국어는 집에서 대화하는 정도로 충분하다며 영어에 좀 더 충실하면서 다른 외국어를 하나 더 배워두는 것이 대학에서의 전공 공부에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
다.
현재 페더럴웨이와 타코마 지역의 4~5개 공립 중고교서 한국어 반을 운영하고 있으나 관계자에 따르면 비 한인 학생들의 SAT-II 한국어 시험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편이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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