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앞서 전 애인 살해…말리는 이웃에도 총상
한인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자가 10일 새벽 레이크 시티의 한 아파트 앞에서 옛 애인과 말다툼 끝에 그녀를 권총으로 사살하고 이를 말리려던 이웃 청년에도 총상을 입힌 뒤 도주했다.
시애틀 경찰국은 10일 새벽 2시경 레이크 시티의 솔라라 아파트 로비에서 이 아파트의 3층에 거주했던 로리 앤 화이트(24) 여인이 사살된 시체로 발견된 뒤 이웃의 증언에 따라 그녀를 구타하며 말다툼을 벌인 옛 애인 제임스 박(26)씨를 2급 살인혐의로 수배했다.
스캇 모스 경찰국 대변인은 박씨의 주소가 시애틀과 페더럴웨이 등 여러 곳으로 드러났고 워싱턴주로 이주하기 전에 남가주 LA 인근의 카슨에 거주한 적이 있어 박씨가 사건 후 남가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씨는 전 부인의 이름이 아이린 강이었고 중국인들 가운데 성을‘Pak’으로 표기하는 예가 드물어 한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이 일어난 솔라라 아파트(12725 33rd Ave. NE, Seattle)는 보안시설이 잘된 5층 고급 아파트로 단지 내에 극장과 체중조절 체육관을 갖추고 있다. B동 오른 쪽 출입구에 부착돼 있는 입주자 명단에는 한인 성씨의 이름이 5~6명 포함돼 있었다.
이 아파트 맞은편의 단층 다세대 아파트에는 히스패닉계 입주자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에 따르면 화이트 여인은 평소 이들과 스페인어로 인사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이들은 화이트 여인이 사건 당시에도 스페인어로 “도와달라”고 외치며 자기들 쪽으로 도망쳐왔으나 남자가 뒤따라와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고 본보 기자에게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사과하는 화이트 여인을 계속 구타, 이웃 아파트에 거주하는 24세 청년이 보다못해 야구 배트를 들고 싸움을 말리려 나왔다. 박씨가 권총을 꺼내자 청년과 화이트 여인은 아파트 로비 쪽으로 달아났다. 박씨는 이들을 추격한 뒤 권총 5~6발을 발사, 화이트 여인은 현장에서 숨지고 청년은 어깨에 관통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박씨는 권총을 버린 뒤 1997년형 미츠비시 ‘미라즈’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목격자들은 이 자동차의 번호판이 863 HYZ였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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