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Spirited Away)
★★★★★
스크린이 마법의 화폭이라는 것을 경이롭게 보여주는 아름답고 영혼 가득한 일본 만화영화다. ‘모노노케 공주’를 만든 일본의 월트 디즈니 하야오 미야자키(61)의 작품으로 올해 베를린 영화제서 대상인 황금곰상을 받았고 일본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수입(2억3,000만달러)을 올렸다.
시각 이야기꾼인 미야자키의 그림 상상력은 초현실적이리 만큼 무궁무진하다. 다채롭고 다색인 이미지가 시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인물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유머와 페이소스와 정감이 화면을 흠뻑 적시고 있다. 자연 사랑과 부패와 탐욕을 거절하는 순진한 동심 그리고 용기와 우정과 사랑 등을 변덕스럽고 장난기 짙은 악몽처럼 그렸다. 오직 놀랄 뿐이다.
바싹 말랐지만 줏대가 센 10세난 소녀 치히로가 부모와 함께 새 동네로 이사를 가다 길을 잘못 들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환상 모험이 시작된다. 치히로 가족이 들어선 곳은 폐쇄된 유원지 같은 장소로 온갖 도깨비와 귀신들의 휴식처.
치히로의 부모가 귀신들의 음식을 포식한 뒤 저주를 받아 돼지로 변하면서 치히로는 부모를 구출하기 위해 온갖 고된 일과 모험을 치르게 된다.
치히로는 정체가 의문스러운 소년 하쿠(늑대 얼굴의 용이기도 하다)의 도움을 받아 이름을 센으로 바꾸고 아라비아의 마녀처럼 생긴 노파 유바바가 경영하는 귀신들의 목욕탕 청소부로 취직한다. 목욕탕 보일러맨은 까만 선글라스를 낀 여러 개의 팔이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심술궂은 초로의 아저씨인데 센은 이 사람의 사랑과 도움을 많이 받는다.
센은 온갖 잡일을 하면서도 부모를 구할 생각에 불평 한마디 안 한다. 그런데 하쿠의 변신인 용이 중상을 입자 센은 그를 살려내기 위해 자기를 따르는 투명의 무면 귀신과 함께 유바바의 쌍둥이 자매 제니바를 찾아간다.
귀신나라의 온갖 도깨비들의 모양이 기기묘묘하고 재미있다. 수모 선수 같은 울보아기, 공처럼 튀는 머리들, 사무라이 개구리, 종종걸음치는 숯검둥이 공들 그리고 거대한 무인간과 악취를 풍기며 진흙을 흘리는 괴물(실은 오염된 강의 신) 등. 온 가족이 즐겨 볼 찬탄스런 영화다.
PG. Disney. 엘 캐피탄(차이니스 극장 건너편). 단독 상영. 27일부터 일부지역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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