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리조나주에서의 두 청년에 이어 샌디에고의 김순희씨에게도 망명허가 판결이 떨어짐으로써 바야흐로 탈북자 미국 러시시대가 문을 열었다.
지난 5년 동안 탈북자 돕기에 종사해 온 필자로서는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듣기로는 수십만에 이르는 중국내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으로! 미국으로!”하며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행동계획이 여기저기서 꿈틀거리고 있다고 한다. 이제 한국에서처럼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탈북자들을 자주 대할 날이 머지 않은 듯하다.
한국에는 올해에만 1,000명을 웃도는 탈북자들이 입국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모두 2,500명 가량이 대한민국 정부에 귀순해 살고 있는데 대부분이 남한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북자 정착 프로그램이 주로 정부와 교회 위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형식주의, 외형위주로 흐르기 일수로 무엇보다 사랑이 결여된 채 시행되면서 참열매를 맺게 하는 생명력을 잃기 쉽다.
앞으로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에 들어온다면 우리는 저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까? 사회적으로는 같은 미국사회를 이루는 동등한 사회구성원이라는 평등사상을 심어주어 한국에서처럼 저들이 이등시민 취급을 받으며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에 휩싸이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사랑을 베풀고 단시일 내에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켜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우선 개교회 차원에서 몇몇 탈북자들을 지명하여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이 방식은 탈북자들에게는 의존성만 키워주고, 교회 쪽으로는 사랑과 희생이 없이도 돈만 던져주면 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아주 나쁜 방식이다. 이 방식을 택하고 있는 한국의 몇몇 대형교회에 출석했던 탈북자들로부터 이 방식이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신앙을 흔들어 놓았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이보다는 진정으로 탈북자들을 돕고자 하는 한인가정이 최소한 반년이상 그들과 함께 살아가며 이것저것 편의를 제공해 주는 개인 스폰서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피차간에 프라이버시 유지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문화차이에서 오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이야말로 그들에게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의 자립능력을 단시일 내에 키워주고, 황폐해진 심령을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예행연습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통일이란 결국 북한사람과 남한사람들의 만남이 아니겠는가.
신동철 목사·엑소더스 21 대표 dougeshi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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