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의주 개발은 단순한 경제차원이 아니라 지역안보를 강화하는 더 큰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북한이 양빈을 장관에 임명한 것에 중국이 화를 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양빈)가 갖고 있는 신의주 개발은 도박장을 세우고 리조트를 건설해 중국의 부유층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신의주가 성공할 수 없다. 북한의 신의주 개발 계획은 너무도 조숙한Premature) 차원에 있다.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다. 많이 배워야 한다. 그래서 중국, 한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가들과의 의견수렴과 협력이 성공여부를 가름하게 되는 것이다."허홍지(사진) 중국 인민일보 뉴욕지국장 겸 유엔특파원은 중국 당국이 양빈을 연행, 조사하면서 껄끄러워진 북한과 중국 관계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 양빈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최종 확정짓지는 않았으나 그의 재산을 몰수, 경매하고 네덜란드로 추방키로 했으며 실형을 선고한다거나 하는 형사처벌은 없을 것이다. 또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북한측과도 양빈 문제를 조속히 해결키로 했으며 신의주 개발 계획과 관련, 긴밀한 협력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양빈의 후임자에 대해 "신의주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북한의 권한이다. 그러나 양빈 사건으로 인해 신의주와 관련, 주변국가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북한이 충분히 알았을 것으로 본다. 특히 중국의 협력없이 신의주 개발은 성공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후임자, 즉 신의주의 총책임자보다도 신의주 발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계획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것인데 이를 이루려면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과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한다. 중국에 온 북한 대표단은 바로 이같은 협력과 신의주 개발의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 등을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북한이 박태준 전 국무총리를 양빈 후임자로 고려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북한은 신의주 개발에 진실하며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들은 이를 위해 개혁도 이미 결정했다. 또 신의주는 이미 발표된 사항이어서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충분한 준비가 안돼 있다.
시간은 걸리지만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비록 지금까지 북한이
취한 행동들(양빈 장관 임명, 무비자 입국 발언 등)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신의주 개발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에도 좋고 한반도에도 바람직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주변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동아
시아 지역의 안보에 안정이 오고 동시에 미국의 영향력도 감소된다. 따라서 신의주 개발은 북한의 모든 이웃들에게 큰 관심사다. 총책임자에 국적을 떠나 박태준과 같은 사람을 고려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신의주와 관련, 개혁의 의지가 뚜렷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누가 임명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을 내세우고 다른 사람이 실무를 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신의주 개발을 성공으로 이끄는 구체적인 계획 또 이같은 계획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허 국장은 그러나 신의주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은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 상당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실은 개운치 않은 느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을 지원할 것이다. 다방면에서 돕는다. 5년후에 동아시아 국제협력 및 안보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 국장은 1945년 상하이 출신으로 베이징에서 대학을 나와 1970년 구앙밍일보에 입사했다. 1990년 인민일보로 옮겨 1992년 뉴욕지국장에 발령받았다. 지난 10년간 유엔본부내 사무실에서 뉴욕지국장 겸 유엔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다. 도날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와 매우 친밀한 사이로 주유엔북한대표부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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