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 넘는 인질이 사망한 체첸 반군의 모스크바 인질극 사태가 결과적으로 당초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를 요구했던 반군의 주장과는 반대로 오히려 체첸 전쟁을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9일 현지 정치ㆍ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모스크바 인질극으로 지난 10여 년 간 50만명 이상의 민간인과 10만명에 가까운 양측 병력 희생을 불러 온 러시아-체첸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러시아-체첸 반군간 평화협상은 양측의 현격한 의견차와 러시아의 회피로 지금까지 실질적인 회담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28일 유력한 협상 대상자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 온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반군 대통령의 “조건없는 대화” 제의를 러시아가 “테러리스트의 뻔뻔한 거짓말”로 일축하면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세계체첸인대회 불허 요구를 덴마크가 거절하자 11월 중 예정된 러-덴마크 정상회담을 포기하는 외교적 마찰까지 불사했다.
이어 반군의 제의에 대해 “모스크바 인질사태와 같은 테러 배후의 역할이 너무도 분명한 인물과 대화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모스크바 여론조사단체 관계자는 “이번 인질극 사태로 많은 사람이 체첸 반군을 테러범과 동일시하게 됐다”며 “지난 3년 간 체첸에서의 군사작전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이성적 판단은 뒤로 밀리고 앞으로 체첸에서의 러시아군의 작전은 더욱 잔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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